[대변인의 세계] 승진하는 '관문'이지만…"처음으로 乙 체험"

입력 2013-05-17 17:11   수정 2013-05-18 00:28

중앙 부처 대변인

정해주·홍석우 등 장관 출신 많아
"부처 전체 시각 넓히며 균형감각 키워"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현재 7명의 1급 고위직 중 절반이 넘는 4명이 대변인 출신이다. 김준동 에너지자원실장, 박청원 기획조정실장, 정만기 산업기반실장, 권평오 무역투자실장 등 모두 요직을 꿰차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1급 4명 중 홍영만 상임위원, 유재훈 증권선물위원, 진웅섭 금융정보분석원장 등 3명이 대변인을 지냈다. 기획재정부도 방문규 예산실장(행시 28회), 홍남기 청와대 국정기획비서관(29회) 등 새 정부에서 발탁된 ‘대표 1급’ 모두 대변인 경력을 갖췄다.

이처럼 ‘공무원의 꽃’으로 불리는 1급에 대변인 출신들이 포진하는 이유는 뭘까. 전 상공자원부 공보관 출신으로 장관까지 역임한 A씨는 “공무원으로 줄곧 ‘갑(甲)’으로만 지내다 기자들을 상대하며 처음으로 ‘을(乙)’을 경험해봤다”고 말했다. 젊은 출입기자들에게 반말까지 들어가며 일을 하려니 처음에는 ‘두들겨 패버리고 사표를 써버릴까’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나중에는 자신이 민원인들에게 ‘갑’으로 비쳐진 적은 없었을까를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부처 전체의 시각으로 업무를 바라보면서 상황 판단과 분석 능력을 키우고 언론과 접촉하면서 정책의 균형감각도 갖추게 된다. 장·차관과 대면할 기회도 많아 자연스럽게 승진 우선순위에 오르게 된다.

실제 이름난 장·차관 소리를 듣는 역대 고위 공직자 중 대변인을 거친 경우가 즐비하다. 윤진식 새누리당 의원(12회·전 산업부 장관), 오영교 한국산업기술미디어문화재단 이사장(12회·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진표 민주당 의원(13회·경제부총리), 장병완 민주당 의원(17회·전 기획예산처 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정해주 전 통상산업부 장관(6회)은 공보관 시절 ‘기자들이 뽑은 올해의 최우수 공무원’으로 뽑히기까지 했다.

1997년 재정경제원 공보관을 지낸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은 당시 몸에 익힌 ‘섬김의 자세’로 코리안리 사장 5연임의 대기록을 세웠다.

부처에 ‘대변인(spokesperson)’이라는 제도가 처음 도입된 곳은 1998년 김대중정부 당시 신설된 금융감독위원회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대변인은 정당과 청와대에서만 쓰였을 뿐 부처는 공보관이라는 직책을 썼다. 당시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대변인직을 새로 만들고 김영재 증권감독원 국장(현 칸서스자산운용 회장)을 앉혔다. 이 전 위원장은 자신의 저서 ‘위기를 쏘다’에서 “대변인에게 개혁을 위한 대국민 홍보와 금감위 조직을 사회적 비난으로부터 보호할 방패 역할을 함께 맡겼다”고 밝혔다.

대변인이 고위직으로 가는 승진코스이긴 하지만 치러야 하는 대가도 적지 않다. 기재부 대변인 출신인 1급 간부는 “24시간 긴장해야 하고 휴일에도 하루 평균 수십통씩 걸려오는 기자들의 전화를 받아내야 하는 만큼 정신적인 하중을 많이 받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대변인=3D 직업’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기재부 등 일부 부처는 대변인을 서로 피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심기/조미현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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