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토네이도

입력 2013-05-22 17:21   수정 2013-05-22 20:57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어린 시절 토네이도에 아버지를 잃은 조는 커서 스톰체이서(토네이도 추적자)가 된다. 토네이도가 잦은 오클라호마주를 찾은 조는 공 모양의 계측기 ‘도로시(Dorothy)’를 토네이도 속에 밀어넣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토네이도 중심으로 들어간다.

1996년 장 드봉 감독의 재난영화 ‘트위스터(Twister)’ 이야기다. 주인공 조(헬렌 헌트 분)는 수백개의 도로시를 끝내 토네이도 속으로 날려보내는 데 성공한다. 도로시란 이름은 바로 ‘오즈의 마법사’에서 따왔다. 캔자스 평원에서 오즈로 도로시를 날려보낸 게 바로 토네이도다.

토네이도(tornado)는 스페인어 ‘tornada(폭풍우)’에서 유래했다. 트위스터, 사이클론으로도 부른다. 기둥이나 깔때기 모양의 매우 강력한 회오리바람이다. 태풍이 지름 수백㎞에 달하는 수평 회오리라면, 토네이도는 수직 회오리다. 기상학 용어로는 스파우트(spout), 즉 용오름이다. 동해에서도 종종 용오름이 목격된다.

유독 미국 중서부에 토네이도가 잦은 것은 지형 탓이다. 로키산맥을 넘은 차고 건조한 대륙성 한랭기단이 멕시코만에서 불어온 덥고 습한 해양성기단을 파고들어 강한 상승기류를 형성하기 쉬운 대평원이기 때문이다. 이때 적란운(비구름)이 형성돼 상승기류가 더욱 가속화되면 지표면 기압이 순식간에 10분의 1로 떨어져 초강력 진공청소기와 같은 토네이도가 생겨난다.

토네이도 강도는 피해 정도에 따라 후지타 규모(F0~F5)로 표시하며, 요즘은 풍속에 따라 EF0~EF5를 쓴다. EF5급 토네이도는 중심풍속이 초속 90m 이상이고, 이동속도는 시속 40~80㎞이지만 100㎞가 넘는 것도 있다. 1931년 미네소타주에선 117명을 태운 83t짜리 기차를 들어올렸을 정도다. 그러니 영화에서처럼 주인공 남녀가 파이프에 몸을 묶어 EF5급 토네이도 속에서 버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미국에서 인명피해가 가장 컸던 경우는 1925년 미주리, 일리노이, 인디애나주를 휩쓴 ‘트리 스테이트(Tri-State) 토네이도’로, 695명이 사망했다. 1989년 방글라데시에선 1300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오클라호마주에 14년만에 역대 다섯 번째로 큰 토네이도가 덮쳐 최소 24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당했다고 한다. 이 곳은 텍사스, 캔자스, 사우스다코타로 이어지는 ‘토네이도 앨리(통로)’의 중간이어서 토네이도가 빈발한다. 가장 피해가 큰 모어지역은 토네이도가 초등학교 두 곳을 휩쓸어 어린이들의 피해가 컸다.

태풍은 예보가 가능해도 토네이도는 고리모양의 구름으로 징후를 예상할 뿐 대개 발생 10분 전까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지구와 기후에 대해 인간이 모르는 게 너무 많다.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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