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날려줄 드라마틱 발레

입력 2013-06-24 17:14   수정 2013-06-25 05:14

'차이콥스키' '오네긴' 잇달아 무대에…거장 안무가 에이프만·크랑코 맞대결



올여름 드라마틱 발레 거장의 대결이 펼쳐진다. 국내 양대 발레단으로 꼽히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은 각각 보리스 에이프만의 작품 ‘차이콥스키: 삶과 죽음의 미스터리’(28~30일)와 존 크랑코가 만든 ‘오네긴’(7월6~13일)을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린다. 드라마틱 발레는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같은 고전발레에 비해 형식보다는 이야기의 극적인 흐름과 무용수의 섬세한 연기가 강조되는 작품. 에이프만과 크랑코는 활동 시기는 다르지만 드라마틱 발레의 대표 예술가로 꼽힌다.

러시아 안무가 에이프만(66)은 ‘차이콥스키’에 동성애와 창작의 고통 속에서 몸부림쳤던 천재 작곡가의 삶을 담았다. 그는 2006년 ‘무용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안무가상을 받았으며 특히 이 작품으로 러시아의 토니상으로 불리는 황금마스크상을 수상했다. 인간 내면의 깊숙한 문제를 드라마틱한 춤으로 만들어 온 에이프만은 이 작품에서 차이콥스키의 고뇌와 광기를 극단적인 형식으로 표현한다. 현실과 내면을 상징하는 두 명의 차이콥스키가 등장해 서로 밀고 당기며 고통스럽고 처절하게 춤추는 것. 아크로바틱(곡예)에 가까운 극한 동작도 보는 묘미를 더한다. 1993년 러시아에서 초연됐고 국내에선 2009, 2010년에 이어 세 번째 공연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존 크랑코(1927~1973)가 만든 ‘오네긴’은 귀족 청년 오네긴과 시골처녀 타티아나의 엇갈린 사랑을 그렸다. 19세기 러시아 문호 푸시킨의 소설이 원작. 크랑코는 현재 강수진이 몸담고 있는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전설적인 예술감독이자 20세기 드라마 발레의 선구자로 꼽힌다. 1965년 초연된 이 작품은 드라마 발레의 대표작답게 섬세한 감정표현과 연기력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2004년 슈투트가르트발레단 내한공연에서 타티아나를 연기했던 강수진이 커튼콜에서도 울음을 멈추지 못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2009, 2011년에 이은 세 번째 국내 공연이다.

두 작품 모두 배경에 차이콥스키의 음악이 흐른다는 점도 흥미롭다. ‘차이콥스키’에선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과 6번 ‘비창’ 등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정치용)가 들려주고, ‘오네긴’에선 ‘사계’ 중 ‘6월 뱃노래’, ‘피아노를 위한 6개의 소품’ 중 ‘녹턴’ 등을 러시아 볼쇼이극장의 미하일 그라노프스키 지휘로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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