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김정주 "M&A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숫자가 아닌 사람에 대한 신뢰다"

입력 2013-07-16 17:03   수정 2013-07-17 03:40

CEO 오피스 - 김정주 넥슨창업주의 신뢰경영

인수합병 귀재가 된 비결

세계 돌아다니며 좋은 사람 만나고
해외 트렌드 눈으로 보면서 M&A와 경영 방향 찾는다



지난 8일 제주도에서 열린 ‘넥슨 컴퓨터 박물관’ 개관 기념 간담회. 15년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김정주 NXC(옛 넥슨홀딩스) 대표는 박물관에 대해 설명하던 중 ‘깜짝 손님’을 모셔왔다고 말했다. 1990년대 초 넥슨 최초의 게임 ‘바람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 뭉쳤던 사람들로 당시 게임 개발을 맡았던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정상원 띵소프트 대표, 김경률 애니파크 실장, 바람의 나라 원작자인 김진 작가 등이었다.

다들 넥슨을 떠나 뿔뿔이 흩어졌지만 20여년 전의 인연이 지금까지도 끈끈하게 이어져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특히 월요일이던 이날, 각자 회사 일을 제쳐두고 김 대표를 위해 제주도까지 내려온 것을 보면 김 대표의 인간적인 흡인력을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김진 작가는 “당시 김 대표가 직접 찾아와 최초로 <u>그래픽을 넣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했을 때 세상에서 처음이란 말에 솔깃했다</u>”(바람의 나라를 만들게 된 계기) 며 “지금보다 더 젊은 시절의 그가 찾아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이야기하는 것에 끌렸다”고 말했다. 바람의 나라 초기 사용자였던 김 실장은 “그때가 고등학생이었는데 고3이 되자 김 대표가 공부하라며 제 아이디를 막아버리기도 했다”며 “대학 입학 후 여름방학에 넥슨에 놀러갔다가 아예 넥슨에 입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람에 대한 신뢰’가 최우선

김 대표는 인수합병(M&A)의 귀재로 통한다. 2004년 ‘메이플스토리’를 개발한 위젯 인수를 시작으로 2008년 네오플(던전앤파이터 개발사), 2010년 게임하이(서든어택 개발사), 2011년 JCE(룰더스카이 개발사) 등을 연이어 인수하며 국내 게임사로는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회사로 키워놓았다. 네오플은 3900억원에 인수해 너무 비싸게 샀다는 지적도 나왔으나 이후 ‘던전앤파이터’가 중국에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지난해에만 이 게임 하나로 439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해마다 넥슨에 수천억원대의 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이 같은 성공 방식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넥슨이 게임을 직접 개발하려고 하지는 않고 성공한 게임을 인수해 돈을 벌려 한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이는 M&A 이면에서 벌어지는 과정을 잘 모른 데서 빗어진 오해라는 설명이다. 넥슨에서 ‘비엔비’ 등의 게임을 개발하다 나가 위젯 스튜디오를 세웠던 이승찬 현 넥슨 신규개발본부장이 대표적인 예다. 김 대표는 이 본부장이 위젯을 창업하자 찾아가 “필요한 것 없느냐, 게임을 만들면 우리가 서비스 해주겠다” 식으로 말해왔고, 위젯의 회사 규모가 커져 혼자서 경영하기 어려워지자 김 대표가 “우리가 인수해주겠다”고 나섰다는 것이다. 넥슨은 위젯 인수로 당시 추진 중이던 코스닥 상장을 포기해야 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한 강연회에서 “M&A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숫자가 아닌 사람에 대한 신뢰”라고 말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86학번)를 졸업하고 들어간 KAIST 대학원 기숙사에서 송재경 대표, 김상범 넥슨 이사와의 만남이 바람의 나라 개발로 이어졌고, 최승우 넥슨재팬 대표, 서민 넥슨코리아 대표, 다니엘 김 넥슨아메리카 대표, 박경환 넥슨차이나 대표 등도 모두 오랫동안 맺어진 인연이다. 그는 “좋은 사람과 유능한 사람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나는 좋은 사람을 택하겠다”며 사람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해왔다.

회사를 경영하는 그의 철학은 ‘직소퍼즐’이란 말로 표현된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을 잘 짜맞춰 멋진 그림을 완성하는 게 경영자의 일이라는 것이다. 그를 오랫동안 옆에서 봐왔던 이재교 NXC 이사는 “김 대표는 어떤 일에서 성과를 못 냈다고 그 사람을 내치지 않는다”며 “그 사람이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주려고 하면서 기회를 계속 준다”고 말했다.

서울에 있는 넥슨코리아 사옥을 찾았다 그를 못 알아본 경비원에게 제지당했던 일화도 그만큼 넥슨코리아 경영을 서 대표에게 전적으로 맡겨두고 거의 회사를 찾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다.

방랑자·예술가적 기질

2009년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를 제주도로 이전하면서 그도 이사를 갔다. 그의 부인과 초등학생인 두 자녀 모두 제주도에서 살고 있다. 김 대표는 “원래부터 배낭을 메고 훌쩍 여행을 떠나는 것을 좋아했다”며 “언젠가 추석 때 1주일간 제주도에 내려왔다가 여기 <u>산과 바다, 공기, 하늘이 좋아 정착하게 됐다</u>”(제주도에 정착한 계기)고 말했다.

지금도 집에 있기보다는 이곳저곳으로 여행하는 시간이 많다. 지난해에는 모바일게임 ‘앵그리버드’ 개발사인 핀란드 로비오를 찾아가 창업주가 직접 요리한 사슴고기를 먹으며 얘기를 나눴다. 운전기사나 비서도 없이 혼자 비행기 티켓을 끊고, 차를 운전하면서 세계를 돌아다닌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해외의 트렌드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M&A 기회와 회사 경영 방향을 찾는 것이다.

김 대표는 2007년부터 5년간 학생 신분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예술경영’을 공부해 석사를 받았다. 그를 가르친 전수환 한예종 교수는 “그는 수업에 거의 빠지는 일이 없는 성실한 학생”이라며 “훌륭한 논문까지 써 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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