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증권사, 신용이자도 깎아…중소형사 확산 조짐

입력 2013-09-02 17:00   수정 2013-09-02 18:34

교보증권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확산될까
대형사는 "계획 없다"…중소형사들은 "검토중"



교보증권이 9월의 첫 거래일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를 발표했다. 불황 속 장기화된 보릿고개를 이기지 못한 증권사들의 수수료 경쟁이 신용거래융자 부문까지 번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올 가을 증권업계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 확산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교보증권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기존 7~12%에서 4.95~9%로 최대 39% 인하한다고 밝혔다.

구간별로 융자 사용 기간에 따라 30일 이내는 기존 7%에서 4.95%로 낮췄다. 31~60일의 경우 종전 8%에서 5%로, 61~90일은 9%에서 5.5%, 91~180일은 12%에서 9%로 각각 내린다.

아울러 결제일자를 기준으로 신용공여시점부터 상환시점까지의 보유기간에 따라 이자율을 달리 적용하는 체차법을 적용하기 때문에 모든 구간에서 이자율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증권사 측 설명이다.

한태호 교보증권 영업추진팀장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업계 최저수준으로 낮춰 고객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브로커리지(위탁 매매) 수수료 인하 당시와 같이 '제살 깎아먹기'식 영업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2008년 하나대투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인하로 촉발된 수수료 인하 경쟁에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든 이후 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으로 증권사들의 수익성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통상 증권사 순영업수익에서 신용거래융자 관련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5~10% 수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관련 비중이 비교적 높은 키움증권의 경우 15%가량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심화되고 있는 수수료 경쟁이 신용거래융자 부문까지 번진 것"이라며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수수료 무료 서비스 등을 향유한 후 빠지는 '체리피커'가 늘고 있어 수수료 인하 효과가 크게 나타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 검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하이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SK증권(가나다순)이 내부적으로 이자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교보증권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로 업계에 영향이 있을 전망이고, (이자율 인하에 대해) 검토중에 있다"고 밝혔다.

KTB투자증권은 "현재 내부적으로 인상 혹은 인하 등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결정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주요 대형증권사들의 경우 현 시점에선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 계획이 없다는 방침이다. 대우증권, 동양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등 대형사들은 현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증권업계에서는 교보증권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여파가 제한적이란 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형편이 어려운 중소형사들 내에서 맴도는 '찻잔 속 태풍'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다만 경쟁에 참여하는 중소형사들의 형편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증권업황 악화가 불가피다는 관측이다.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가 시장 전반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효선 연구원은 "최근 잇따른 적자 등으로 존속이 어려워진 증권사들이 늘고 있다"며 "이번 이자율 인하가 일부 중소형 증권사를 대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재차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사들의 '보릿고개'는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들면서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2012년 4월~2013년 3월) 62개 증권사의 순이익은 1조241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나 줄었다.

올해 1분기(2013년 4~6월) 순이익은 1192억원으로 4461억원을 기록한 직전 분기보다 73.3%나 급감했다. 전체 증권사 중 21곳이 1310억원의 적자를 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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