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만기 CP 비상] 동양, 형제社 오리온 대주주에 "SOS"…ABS 발행해 CP 상환

입력 2013-09-12 17:27   수정 2013-09-13 00:06

"계열사 자산 활용 자금 5000억~1조 확보 가능"
시간 갖고 계열사도 순차 매각…구조조정 병행




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마련했다. 형제회사인 오리온그룹 대주주의 도움을 얻는 방법을 통해서다. 금융감독당국이 요구한 대로 오너의 사재를 동원해서라도 기업어음(CP)을 상환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해야만 회사도 살아날 수 있다는 절박감이 배어 있다.

○오리온 대주주 통해 신용 보강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지난 8월 말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을 찾아갔다. 동양시멘트의 현재 가치와 동양파워의 미래 가치를 바탕으로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자산담보부증권(ABS)을 발행할 테니 보증을 서 달라고 요청했다. 홍 회장은 난색을 표했다. 현 회장은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지만 “오너와 경영진이 해결하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러자 지원 대상으로 찾은 것이 형제 회사인 오리온그룹이다. 오리온 대주주에게 동양시멘트·동양파워·동양증권 등 그룹의 핵심 자회사 주식을 묶어 만기 2~5년짜리 ABS나 자산유동화대출(ABL) 등으로 유동화할 테니 신용을 보강해 달라고 요청했다. 각 계열사를 하나씩 매각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만기가 돌아오는 CP를 제때 상환할 수 없는 만큼 ABS를 발행해 해결하겠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동양그룹이 자산유동화를 통해 마련하고자 하는 금액은 약 5000억~1조원”이라며 “성사되기만 한다면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하고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채·CP 발행해 은행 감시 피해

동양그룹은 작년 말부터 지속적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루머에 시달렸다. 그룹은 작년 12월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화력발전과 금융 등을 제외한 나머지 비주력 사업 부문을 매각하겠다는 ‘고강도 경영개선 및 사업재편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후 아홉 달이 흘렀다. 폐열발전소·레미콘·파일사업부 매각 등 노력은 많이 했지만 그룹에 떨어진 발등의 불을 끄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작년 12월 동양그룹은 구조조정을 통해 올 상반기까지 2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동양매직 매각대금을 받는다 해도 지금껏 마련한 돈은 5000억원가량에 그친다.

동양그룹 정도 되는 대형 그룹은 주채무계열로 선정돼 부채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고, 부채 감축 노력을 해야 한다. 하지만 동양그룹은 회사채와 CP를 대거 발행해 은행빚을 갚는 방식으로 시장성 채무를 늘려 약정 체결 대상이 되는 것을 피했다. 동양그룹의 빚은 모두 2조9000억원 정도인데 은행 여신은 9000억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구조조정이 늦어진 이유다.

○개인투자자에 불완전판매 우려

(주)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이 발행한 회사채 및 CP가 동양증권 창구에서 연 7~8% 금리에 개인투자자들에게 팔려나갔다. 회사 자금사정이 어려워도 무조건 동양증권이 이를 받아 소화했기 때문에 동양증권 관계자들이 그룹 발행 채권을 농담삼아 ‘동양 국채’라고 부를 정도였다. 문제는 내달 말부터 금융투자업 규정이 계열사의 투자부적격 등급을 받은 회사채와 CP를 판매할 수 없도록 바뀌어 더 이상 이런 창구를 통한 차환발행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10월 위기설’의 핵심이다.

특히 CP는 작년 5월 말까지 증권신고서조차 없이 발행돼 불완전판매 소지가 크다. 금감원이 개인투자자에 판매된 CP를 오너 일가에서 막도록 요구한 것은 이것이 부도날 경우 피해를 본 수만명의 개인투자자들이 감독당국의 책임 방기를 주장하는 ‘제2의 저축은행’ 사태로 비화할 것을 우려해서다.

오리온그룹이 동양그룹의 마지막 ‘SOS’ 요청을 받아들여 줄 경우 동양그룹은 일순간에 반전의 계기를 맞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리온그룹이 동양그룹의 유동화증권에 보증을 설 수도 있지만 오리온 주식을 유동화증권의 기초자산에 포함시켜 신용을 보강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어느 쪽이든 성사되기만 한다면 동양그룹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크게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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