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9주년 - 기로에 선 신흥국…20억 시장을 가다] 월드컵 예산, 한·일의 3배…"경기장보다 교육 투자해라" 시민들 분노

입력 2013-10-07 17:48   수정 2013-10-08 01:31

(1) 브라질 (上)


“썩어 빠진 정부는 쓸데없는 데 돈을 쓰고 있어요. 우리는 경기장보다 교육의 질 향상을 원합니다.”

지난달 28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만난 알라나 고르굴류는 내년 있을 월드컵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대뜸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브라질은 양대 ‘메가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2013년 월드컵, 2016년 올림픽이다. 당초 많은 사람들이 브라질이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고질적인 인프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금까지는 기대가 현실화되지 않았다. 브라질 정부는 월드컵 결승전 단 한 경기가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의 마하카나 축구 경기장의 개조를 위해 13억5000만헤알(약 6500억원)을 쏟아부었다. 심지어 1부리그 축구팀도 없는 도시인 아마존 북부 마나우스에도 4만2000석 규모의 경기장을 지었다. 반면 월드컵 때까지 끝내기로 한 지하철, 도로 확충 공사는 이제 겨우 시작 단계다. 아예 취소된 사례도 많다. 그런데도 브라질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월드컵 예산은 약 280억헤알. 2002년 한·일 월드컵의 3배 수준이다.

브라질 정부는 이 같은 외부의 우려가 과장됐다고 말한다. 지난달 30일 상파울루의 자택에서 만난 알도 헤벨로 브라질 체육부 장관은 “기대만큼 인프라 투자가 많지 않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브라질은 훌륭하게 이벤트를 치러낼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했다.

헤벨로 장관은 “지난 7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리우데자네이루를 방문했을 때도 엄청난 인파가 몰렸지만 큰 문제 없이 행사를 치렀다”며 “매년 삼바 카니발 때도 수많은 관광객이 오기 때문에 큰 이벤트를 치르는 데 익숙하다”고 말했다. 교황 방문 때는 리우의 지하철이 정전돼 150만명의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인프라 문제에 대해선 “정부는 민간·외국인 투자 비중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며 “상파울루의 공항도 민간 투자로 개선작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좌파정부가 민간 투자를 막고 있다는 지적에는 “민간 투자는 계속 확대한다는게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했다.

경기장에만 지나친 예산을 쏟아붓는다는 시민들의 불만에 대해선 “마나우스 경기장 같은 경우는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정부의 포석”이라며 “이와는 별도로 약속한 병원, 교육시설 확충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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