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디 노래에 필리핀 학생들 환호 … 한국전통예술공연 '부지화 2013', 필리핀 가을 밤 수놓아

입력 2013-10-25 13:55  



"환상적이에요."(미셸 부칼란·16) "굉장히 아름다웠어요."(라이언 크리스티안·13)

신·구 조화를 이룬 한국전통예술이 필리핀 소외 계층 청소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국 전통 예술인 30여명과 필리핀 청소년 5000여명은 한국 전통민요 '아리랑'을 통해 입을 맞췄다. 원더걸스의 히트곡 '노바디' 선율에 함께 몸을 맡겼다.

수림문화재단(이사장 하정웅)이 주최하고, 유민공연기획(대표 강현준)이 주관한 '한국음악 프로젝트 11년간 그려진 한국-부지화13'이 22일부터 이틀간 필리핀 카비테에서 열려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최경만 한국전통음악연구회 총연합회 회장과 중요 무형문화재 유지숙 선생이 참여했다. 민요 단원과 무용단원 30여명도 한국 무용과 국악 가요, 사물놀이, 타악 퍼포먼스 등을 선보였다.

이날 공연이 열린 걸스타운 강당에는 자신이 앉을 의자를 머리에 짊어지고 온 학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공연 리허설을 지켜보던 요리카(16)는 "전통민요 아리랑을 알고 있다" 며 "한국 음악은 너무 흥겹다"고 환호했다.

2010년 전주 세계소리축제에서 제1회 수림문화상을 수상한 소나기 프로젝트(장재호 감독)의 신명나는 장단에 맞춰 '부지화 2013'의 막이 올랐다. 소나기 프로젝트팀이 뿜어내는 장구와 꽹과리, 징, 북 가락이 한데 어우러져 관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이어 무대에 오른 안은경 퓨리티(Purity) 팀의 피리, 어쿠스틱기타, 콘트라베이스 등이 어우러진 색다른 선율도 필리핀 관객을 매료시켰다. 안은경 팀은 지난해 제2회 수림문화상을 받았다.

5000여명의 학생들은 한국의 전통 예술인들이 무대에 오를 때 마다 박수 갈채를 보냈다. 지난 6일 제54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무형문화재 29호 유지숙 선생의 가락은 특히 호소력이 컸다. 유 선생의 '신서도 아리랑'은 많은 박수를 이끌어냈다. 서도민요팀의 '백두산 아리랑', '스리랑'은 들뜬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이날 관중들로부터 가장 뜨거운 박스를 받은 건 서도민요팀의 '노바디'. 운집한 관중들은 노바디 선율이 흘러나오자 일제히 기립해 환호했다. 서도 민요팀은 상기된 표정으로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관객들과 어우러져 하나가 됐다.

공연의 피날레는 최경만 회장이 장식했다. 혼신의 힘을 다한 최 회장의 피리 가락은 걸스타운의 가을 밤을 수놓았다.

장재호 감독은 "진정한 문화 교감을 느낄 수 있었다" 며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정한 소통을 통해 한국전통 문화 예술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걸스타운은 1985년 필리핀 카비테에 설립됐다. 미국 스와츠 신부가 불우한 환경에서 학업이 어려운 학생들을 선발해 카비테에 걸스타운 한 곳과 보이스타운 한 곳을 세웠다. 세부에도 걸스타운과 보이스타운이 각각 한 곳씩 마련됐다.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하는 1만2000여명의 학생들이 사회 진출을 위한 직업 교육을 받고 있다.

이세니올라 걸스타운 원장 수녀는 "필리핀 청소년들이 한국에 대해선 잘 알지만 한국 전통문화에 대해 생소한 게 사실" 이라며 "아이들이 즐겁게 한국 전통문화를 느끼는 시간이 마련돼 좋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부지화 프로젝트는 2003년 강현준 유민공연기획 대표가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임이조 한국전통춤연구회 이사장과 걸스타운을 찾아 공연하면서 시작됐다. 올해로 11년째 이어져 온 부지화 공연은 어려운 경제 환경에 처한 현지 청소년들에게 한국 전통예술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강 대표는 "올해 수림문화재단이 주최하면서 부지화 공연단이 조금 더 풍성하게 꾸려졌다" 며 "앞으로 20~30회 이상 한국 전통예술을 알리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필리핀 카비테=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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