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환율·상여금에 이익 급제동…'갤럭시 한계론' 여전

입력 2014-01-24 10:12  

[ 권민경 기자 ] 삼성전자가 분기마다 이어온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멈췄다.

지난 4분기 원화 강세에 따른 환율 악재와 대규모 특별상여금 지급으로 일회성 비용이 늘어나면서 이익이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환율과 상여금 탓으로 돌리기에는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의 수익 하락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이 속해있는 IT&모바일(IM)부문은 2012년 4분기 이후 4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6조원 대 아래로 내려앉았다.

◆ IM 영업이익, 4분기 만에 6조원 대 아래로

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지난 4분기 매출 59조2800억원, 영업이익 8조3100억원을 올렸다고 24일 확정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대 매출은 5.7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95% 떨어졌다.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 제자리걸음, 영업이익은 18.23% 급락했다. 이로써 지난 3분기 기록한 영업이익 10조원 신화는 한 분기 만에 깨졌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아 특별상여금이 지급되면서 일회성 비용이 늘어난 것이 이익 하락의 요인이 됐다. 당초 내부 직원들에게만 지급할 예정이었던 상여금은 협력사로 확대되면서 8000억 원 규모로 증가했다.

원·달러와 원·엔 환율 변동으로 인해 7000억원 가량의 손해가 발생한 것도 이익을 떨어뜨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회성 비용과 환율 영향 등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9조원 대 중반으로 올라간다"며 "외부 요인을 감안할 때 4분기 실적은 견조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수익창출원(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IM 부문 이익이 큰 폭으로 내려앉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갤럭시 신화로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IM 매출은 33조89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7%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5조4700억원으로 18% 뒷걸음질쳤다.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9500만대로 3분기보다 늘었지만 평균 판매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낮아진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해 1분기 317달러에서 3분기 272달러까지 내려갔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환율이나 상여금 같은 요인을 반영하더라도 4분기 실적은 부진한 편"이라며 "지난 3분기 실적이 발표된 뒤 업계에서 추정한 4분기 실적은 10조원 중반대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쟁심화와 이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IM 수익은 계속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갤럭시폰 부진에 디스플레이도 직격탄

스마트폰이 부진한 탓에 갤럭시폰에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는 디스플레이(DP) 부문 이익도 반토막났다. 매출은 6조46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0%, 영업이익은 1100억원으로 89% 주저앉았다.

맏형격인 반도체는 D램 가격 상승 덕분에 선방했다. 2기가비트(Gb) DDR3 D램 가격은 지난해 2월 1달러선을 회복한 뒤 꾸준히 상승해 1.97달러까지 올랐다. 이에 힘입어 반도체 매출은 10조4400억원으로 7% 올랐다. 영업이익은 1조9900억원으로 3% 하락, 시장 기대치인 2조원 대를 넘진 못했다.

TV를 포함한 소비자가전(CE)은 업황 불황을 고려하면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을 거뒀다. 매출 14조 2700억원, 영업이익은 6600억원으로 각각 18%, 88% 증가했다.

시장의 관심은 올해 1분기로 모아진다. 지난 4분기 실적이 일시적 부진이었는지, 추세적인 하락이 시작된 건지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10% 이상의 물량 성장이 가능하고 태블릿PC도 상승 여력이 높다고 예상한다. TV는 올림픽과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수요가 늘 것이란 기대다.

회사 관계자는 "1분기의 경우 IT의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부품과 TV사업 중심 수요 위축 영향으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역별, 가격대별 모델을 통해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스마트폰인 갤럭시S5가 2분기에나 출시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이익 둔화는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도 높다.

박 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는 일회성 비용이 사라지는만큼 영업이익은 9조원 중반대를 회복할 것"이라며 "2분기에는 10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삼성전자가 과거만큼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느냐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며 "갤럭시S5가 출시되고 난 뒤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전략이 다변화 구조로 바뀌어 다양한 모델을 개발하는데 비용이 더 소요된다"며 "이제 한 모델로 '대박'나는 시기는 지났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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