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막창·특수부위 고기·통돼지 바비큐…틈새업종, 마니아만 확보해도 절반은 성공

입력 2014-06-02 07:00  

Small Biz 성공 자영업 길라잡이 - 창업 뉴 트렌드


[ 강창동 기자 ]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있는 닭발전문점 ‘본초불닭발’은 대로변에서 약 600m 들어온 이면도로에 있다. 좋은 입지가 아니지만 가게는 닭발 마니아들로 북적댄다. 오후 8시가 넘어가면 자리가 모자라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성격이 급한 손님들은 닭발을 테이크아웃으로 집에 가져간다. 동네상권의 1등 점포다. 이 점포 주인 성열찬 사장(31)은 설비비 4000만원과 점포 보증금 5000만원 등 총 9000만원을 투자해 56㎡(약 17평)짜리 매장에서 하루 평균 15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회피업종이 알짜배기로 변화

동네상권의 음식점이나 주점은 대동소이하다. 가장 흔한 삼겹살이나 치킨 업종은 대부분 닮은꼴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틈새업종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언뜻 보기에 혐오스럽거나 손길이 많이 가는 메뉴라도 틈새업종이 흔한 업종보다는 낫다. 나름대로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는 까닭이다. 닭발, 막창, 특수부위 고기, 통돼지바비큐 등이 이런 사례에 속한다.

본초불닭발 종암점을 창업한 성 사장은 3년 남짓되는 직장생활을 마치고 자영업에 뛰어들었다. 지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 준비를 하던 성 사장은 업종 선택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에는 일반적으로 시장 진입이 쉬운 분식집이나 치킨집을 고려했지만 시장조사를 해보니 포화상태에 가까워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업종이 닭발전문점이다.

“제 스스로 닭발 마니아인데, 시장조사를 해보니 의외로 닭발전문점이 많지 않았습니다. 매출이 높은 점포도 꽤 많아 마음이 끌리더군요.” 맛만 제대로 낼 수 있으면 승산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 사장은 까다로운 조리법을 직접 익히기보다 완제품을 공급해주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선택했다. 어설픈 조리 실력으로 낭패를 보느니 잘 만들어진 제품을 공급받는 한편 자신은 고객 서비스에 몰두하기로 하고 지난 3월 초 점포 문을 열었다. “매장 크기가 작아 걱정했는데 홀 매출 외에도 포장 판매가 매출의 50%를 차지해 매출이 높은 편입니다. 야식 배달 주문도 늘어나고 있어 월드컵 경기가 시작되면 매출이 고공행진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통돼지바비큐, 3년 전부터 수요 폭발

경기 안성시 양성면 방신리에서 통돼지바비큐 전문점 ‘골드 통돼지바베큐’를 운영하는 최낙근 사장(47)은 요즘 월 매출 2억원을 넘기고 있다. 통돼지바비큐는 대학의 축제나 기업체 행사, 캠핑족이 애용하는 메뉴다.

최 사장은 통돼지바비큐 메뉴를 아무나 할 수 없는 데다 경쟁자가 많지 않다는 데 착안, 사업을 시작했다. 3년 전부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그는 통돼지바비큐를 대량 생산하는 조리법과 기계를 개발하고 특허 등록도 마쳤다.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인근의 고깃집 ‘삼각정’은 모소리살이라는 특수부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모소리살은 항정살에서 기름을 제거한 살을 말한다. 돼지의 목에서 어깨까지 연결되는 목덜미살이어서 돼지 한 마리에서 200~400g밖에 안 나온다.

이준 FC코리아 전무는 “살코기 사이에 촘촘히 박혀 있는 지방 때문에 마치 차돌박이와 같은 맛이 나는데, 부위가 희소성이 있어 삼각정에서도 오후 9시가 넘으면 품절된다”고 말했다.

돼지 막창도 마니아 중심의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막창전문점이 가장 발달한 곳은 대구다. 대구시 북구 복현오거리 막창골목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대구지역에서 발달한 막창전문점이 수도권에 조금씩 진출하는 단계지만 아직 대중화되지는 못한 상태다. 막창 특유의 잡내를 없애고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한 재료 손질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틈새업종은 어디나 볼 수 있는 흔한 업종이 아니어서 마니아들을 확보하고 품질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강창동 유통 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