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국민연금, 대기업 공동 투자 펀드 ‘수술’…연기금 투자금 관리 ‘고삐’

입력 2014-06-24 15:03  

총 9조원 투자 여력 코파 펀드 실제 투자 집행액은 1조원도 안돼
예외 투자한도 30%로 확대...국민연금, 운용사 선정 관리 기준도 개선
정책금융공사, KTB PE 1500억 투자 철회...펀드 공고 기준 미달 이유
글로벌 저금리로 자금만 유치하고 실제 투자 외면 ‘모럴 해저드’ 경계



이 기사는 06월23일(08:5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국민연금, 정책금융공사 등 국내 큰손 투자자들이 사모펀드(PEF)와 벤처투자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저금리 현상으로 대체투자 시장에 많은 돈이 풀렸지만 운용사(GP)들이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코퍼릿파트너십프로그램(코파 펀드) 운용 방식과 수수료 지급 방식을 개선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투자 약정을 맺은 파트너 기업과 공동으로 투자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 투자 한도를 20%에서 30%로 확대했다. 또 투자 약정액 대비 수수료율을 낮추고 투자 집행 잔액 수수료율을 높여, 실제 투자 집행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했다. 국민연금은 과거에 등록한 펀드들도 정관을 바꿔, 개정된 내용을 반영토록 할 예정이다.

코파펀드는 국내 대기업과 국민연금이 파트너를 맺어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1년말부터 순차적으로 조성됐다. 지난 5월말까지 SK, 포스코 등 국내 15개 대기업과 공동투자약정을 체결, 투자 여력이 총 9조원(펀드 약정액 기준 4조5000억원)을 웃돌지만 실제 투자 실적은 1조원에 미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사모펀드 투자 활성화를 위해 대체투자 운용사 선정과 관리 기준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연초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으며 지난 19일 MBK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 IMM PE, 보고펀드, 스카이레이크 등 국내 PEF 운용사들과 조찬 모임을 갖고 업계 의견을 경청했다.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는 “투자를 효율화 활성화할 수 있는 시장 친화적인 방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며 “실행 가능한 것에 대해서는 빨리 바꾸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연기금들도 자금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정책금융공사는 KTB PE에게 출자하기로 했던 1500억원 한도의 신성장동력 육성펀드 투자 계획을 이달 중순 취소했다. 지난 9월 KTB PE가 위탁 운용사로 선정될 당시 약속한 매칭자금(전체의 50%)을 다른 펀드 투자자(LP)들로부터 끌어오지 못한 책임을 물었다. KTB PE는 우정사업본부의 펀드 출자 계획이 예상보다 지연됐기 때문에 이달까지만 시간을 달라고 사정했지만, 정책금융공사는 원칙대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펀드 공고 기준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정책금융공사와 산업은행 합병을 전후해 펀드 투자 및 관리 업무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감사원과 국정감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벤처 투자업계에서는 네오플럭스가 올해초 국민연금으로부터 받은 ‘우대조치’가 축소된 게 화제가 됐다. 국민연금은 작년 10월 두산그룹 계열 벤처회사인 네오플럭스에 대한 5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지만 올해초 출자 규모를 350억원으로 150억원 삭감했다. 네오플럭스는 과거 운용한 펀드의 내부 수익률(IRR) 뛰어난 우수 운용사로 선정돼 별도 경쟁 심사 없이도 자금을 받는 혜택을 받았다. 국민연금은 그러나 투자를 결정한 후 핵심 운용역(키맨)이 다른 회사로 이직하자, 투자 규모를 축소하는 강경한 대응책을 내놨다.

국내 연기금들은 글로벌 저금리로 대체투자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운용사들이 자금 집행(투자)과 투자 회사 경영(관리)보다 펀드레이징(자금 유치)을 우선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모펀드 시장에 많은 돈이 풀리면서 투자 대상 기업과 자산 가격에 거품이 생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운용사들은 국내 펀드 투자자(LP)들이 관료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LP들이 실제 투자의 수익성보다는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을 최소화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모 운용사 대표는 “코파 펀드 실적 부진은 해외 투자에 소극적인 대기업들의 사정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국내 연기금들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대안보다는 감사원 감사를 피할 방법을 더 고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한경스타워즈] 증권사를 대표하는 상위권 수익률의 합이 110%돌파!! 그 비결은?
[한경닷컴 스탁론] 최저금리 3.5% 대출기간 6개월 금리 이벤트!
[한경컨센서스] 국내 증권사의 리포트를 한 곳에서 확인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