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펀드 환매' 악몽…외인 공세도 코스피 못깨우네

입력 2015-03-31 08:34  

[ 권민경 기자 ]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 압력이 코스피지수의 박스권 돌파를 어렵게 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펀드 환매가 계속됨에 따라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순매수에도 코스피지수의 상승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사상 초유의 저금리가 가계의 위험 선호를 자극하고는 있지만 주식으로의 자산 배분 본격화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게 금융투자업계 시각이다.

특히 채권 금리가 상승세로 반전하고 주택 시장에서의 전세 가격 상승세가 진정되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국내 주식형펀드 올 들어 3조 넘게 유출

31일 금융투자업계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전날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3조204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출은 2012년부터 이어져 그해 6조413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데 이후 2013년 7조2191억원으로 늘었고, 작년 2조5856억원으로 줄었다가 올 들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월 2823억원, 2월 7806억원에서 이달 2조1417억원으로 유출 규모가 늘었다. 이달에는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면서 금리가 사상 첫 1%대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형펀드에서 대규모 未鳧?빠져나갔다.

이는 국내 주식형펀드가 기준금리보다는 코스피지수의 절대 레벨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코스피지수가 1900대 초반까지 밀리면 펀드로의 신규 자금이 유입되는 반면 2000대를 넘어서면 환매가 강화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주식형펀드에서의 이같은 환매 흐름은 외국인 순매수의 긍정적 효과를 잠식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월 중순 이후 코스피가 중기 박스권에 근접하자 다시 주식형 펀드에서의 환매가 강화되고 있다"며 "'미국 긴축 이후'에 대한 고민이 아닌, 당장의 박스권 돌파를 위해서도 펀드 환매의 진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3년 9~10월 사이에도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44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도 코스피는 박스권 상단을 소폭 웃돈 후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평균 환매 규모를 고려하면 앞으로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만 1조5000억원 가량의 환매 압력이 존재한다"며 "현 상태에선 외국인 매수에 의한 지수 상승보다는 펀드 환매 사이클로 인한 코스피지수의 박스권 회귀 가능성이 보다 높다"고 진단했다.

◆ 은행 예금 이탈…금리 바닥·전세가 관건

전문가들은 다만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은행 예금에서의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고 분석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권 정기 예금 잔고는 2013년 16조8000억원이 줄어든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1월에만 3조9000억원이 순유출됐다.

1980년대 이후로 연간 정기예금 잔고가 줄어든 경우는 1985년과 2004년, 2005년, 2013년 4번. 올해도 정기예금 잔고가 감소하면 주식형펀드 붐이 일기 시작했던 2004~2005년과 비슷한 모습이 나타날 것이란 설명이다.

김 팀장은 "아직까지 한국 가계의 위험 선호와 관련된 대세는 ELS·DLS 등과 같은 '중위험-
중수익' 상품들"이라며 "하지만 은행 예금에서의 자금 이탈이 강화될수록 주식과 같은 '고위험-고수익' 추구 상품으로도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가계 자금의 주식 시장 유입을 본격화할 수 있는 촉매제로 '채권 랠리의 종결'(국내 금리의 바닥 통과)과 전세 시장 안정을 꼽았다.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때는 금리가 하락하는 사이클이 아니라 바닥을 치고 완만히 반등하는 국면이라는 이유에서다. 금리의 완만한 상승은 채권의 투자 매력을 낮춰 주식으로의 자금 유입을 촉진시킨다는 것.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2분기 중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기대가 높지만 당국이 금리를 내려도 시장금리의 유의미한 하락은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2분기 금리가 지금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채권 투자 환경은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가파르게 치솟는 전세 가격은 한국 가계에 예비적 동기의 저축을 강요하고 있다"며 "금리가 완만히 반등하는 3분기께 채권에서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들어오고, 이후엔 전세 시장 안정 여부에 따라 煞?자금 유입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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