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트업 비정상회담②] '치맥'에 반한 獨 청년…'치킨 배달'로 韓 입맛 공략

입력 2015-04-03 10:55  

요기요 부사장 "韓 추진력·인재 장점…스타트업판 '삼성' 키워야"


스타트업의 성지(聖地)로 꼽히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마다하고 한국에 눈을 돌린 세계 청년들이 있다.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한국 스타트업에 미래를 베팅하기 위해서다. 독일에서 온 경영자부터 러시아 국적의 개발자까지. 각 국 인재들은 한국 스타트업의 현주소를 어떻게 바라볼까. [한경닷컴]이 세계 청년들과 비정상회담을 열고 'K-스타트업'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편집자주]

[ 최유리 기자 ] 맥주의 나라 독일에서 온 크리스토프 마이어 요기요 부사장(COO·사진)은 한국의 '치맥'(치킨과 맥주) 광팬이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인 요기요를 안착시키기 위해 한국에 파견된 그는 내친김에 치킨 배달까지 뛰어들었다. 한국 배달 시장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요기요에 잔류하기로 한 것.

배달 전문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의 서비스를 한국에 들여온 마이어 부사장은 이제 '역직구'에 한창이다. 요기요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서비스를 해외 지사에 알리고 있어서다. 경쟁력을 직접 경험한 만큼 스타트업에서 '제 2의 삼성'이 나올 수 있다고 믿는 그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요기요 사무실에서 마이어 부사장을 만났다.

◆ 까다로운 한국인 공략하니…글로벌 리더로 '우뚝'

마이어 부사장이 한국에 온 것은 2012년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미국, 호주, 멕시코 등 24개국에 지사를 갖은 딜리버리히어로지만 아시아 진출은 한국이 처음이었다. 생소한 환경이 리스크였지만 그가 포착한 기회는 분명했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선 찾기 힘든 배달음식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장 규모만 보면 미국 다음으로 큰 곳이죠. 게다가 한국인은 속도나 혁신적인 서비스에 민감해 배달앱(어플리케이션)이 통할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기회가 큰 만큼 넘어야 할 산도 많았다. 한국인들의 눈높이도 그 중 하나였다. 배달 시간부터, 음식의 질, 유려한 앱까지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었다.

"한국 이용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고객입니다.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요기요에서 자체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받기도 했죠. 중국 등 해외 지사에도 이 같은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추니 글로벌 리더가 된 셈이죠."

요기요가 내놓은 성과 역시 다른 지사들을 뛰어 넘었다. 24개 지사 중 영국, 독일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매출을 올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요기요는 전년 대비 700% 가량 뛴 매출액을 기록하는 등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 한국 스타트업 추진력 넘쳐…"제 2의 삼성 꿈꿔라"

한국 생활 4년차를 맞은 마이어 부사장은 카카오톡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동료들과 치맥 후 즐기는 노래방 문화도 섭렵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를 한국에 잔류하게 만든 것은 한국 스타트업이 가진 에너지다. 특유의 추진력과 인재풀이 그가 생각하는 에너지의 근원이다.

"속도에 민감한 만큼 한국인들의 추진력은 굉장합니다. 그 덕에 한국에서 회사를 설립하는 것도 순조로웠어요. 실력있는 인재들이 많은 것도 장점입니다. 그들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것은 안타깝지만 카카오, 쿠팡같은 벤처 성공 신화가 나오면서 나아지고 있어요."

보수적인 규제는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국제적인 흐름을 따라가기보다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기준에 갇혀 있다는 설명이다.

"요기요 서비스를 준비할 때 특히 결제 인프라 구축이 어려웠습니다. 관련 규제가 너무 많고 복잡했기 때문이죠. 간편결제 문턱이 낮아질 거라는 기사를 많이 봤지만 체감하긴 어렵습니다. 기술력을 갖고도 규제에 막힌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질 수도 있다고 봐요."

마이어 부사장은 한국 스타트업이 성공하려면 기술력과 주변 환경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드론을 이용한 배달 서비스는 미국 LA보다 서울이 훨씬 적합합니다. 반경 15km까지 도달할 수 있어 인구밀도가 높고 배달 수요가 높은 도시에 딱이죠. 기술과 환경이 시너지를 낸다면 글로벌을 제패한 또 다른 삼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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