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여경의 무기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난동 피우던 강력범도 우리 앞에선 순해져"

입력 2015-07-04 09:07  

'69주년 여경의 날' 선정
특진 여경 3인



[ 김동현 기자 ]
중국 동포 A씨(51)는 같은 중국 동포인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올해 초 서울 관악경찰서 문을 두드렸다. A씨를 맞은 사람은 관악서 여성청소년과의 김명성 경감(49)이었다. A씨는 “남편이 만취한 채 발로 옆구리를 걷어차 갈비뼈가 부러졌다”고 하소연했다.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해 김 경감이 운영하는 ‘여성·아동보호 솔루션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미 협조관계를 구축해 놓은 병원에서 엑스레이 촬영 등 치료를 맡았고 관악구청은 남편이 아내의 바뀐 거주지를 찾지 못하도록 열람을 차단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무료로 이혼소송을 위한 법률 지원에 나섰다. 경찰은 남편의 접근금지 조치를 진행하는 한편 추가 폭행을 예방하기 위해 순찰을 강화했다.

A씨는 “한국 국민이 아님에도 경찰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줘 선진국은 다르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 경감은 이처럼 가정폭력 예방에 나선 공로가 인정돼 지난 1일 ‘여경의 날’ 행사에서 한 계급 특진과 함께 ‘으뜸 여경’으로 선정됐다.

경찰청은 매년 7월1일을 ‘여경의 날’로 정하고 우수 여경에 대한 특진과 포상을 하고 있다. 올해는 김 경감을 비롯해 강제추행범 등 100여명을 검거한 대구 동부경찰서 동대구지구대의 박유성 경위(50)와 국고보조금 횡령 등 지능경제사범 80명을 검거한 인천 남부경찰서 수사과의 노인희 경사(33)가 특진의 영광을 누렸다.

가정폭력 전담 ‘힐링아띠’ 창안

김 경감은 1987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해 30년 가까이 교통, 수사, 보안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아 왔다. 관악서에서는 2013년부터 여성청소년과에서 가정폭력 사건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관악서의 ‘솔루션팀’은 전국 경찰서에서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가정폭력 전담팀으로 꼽힌다.

그가 가정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과 아동을 돕기 위해 각 지구대 경찰관을 모아 조직한 ‘힐링아띠’도 대표적 성공 사례다. 아띠는 친구라는 의미의 순우리말이다. 힐링아띠 소속 경찰관들은 정기적으로 피해자들을 상담하며 어려운 점을 돕는다. 김 경감은 “관내에 가정폭력 피해자가 많은 편이라 이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조직을 구성했다”며 “수십년간 가정폭력을 당하고도 제대로 신고조차 못하는 가정을 도왔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피의자 응급실 치료비 내주기도

박 경위는 여경들이 상대적으로 드문 현장 순찰요원으로 6년째 일하고 있다. 2001년 순堧막?경찰에 들어와 결혼 후 육아로 2008년 휴직했다가 2010년 복직한 이후 쭉 순찰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경북 경주에서 근무하는 남편과 함께 ‘부부 순찰요원’이다.

잦은 야근에도 “최일선에서 경찰 업무를 맡는 순찰업무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울산과 대구의 지구대 및 파출소에서 활동하며 3년간 검거한 피의자만 113명에 이른다.

그는 “육체적으로 긴장되는 업무지만 여경이라 도움이 되는 때도 많다”고 설명했다. 난동을 부리던 범인들도 여경이 출동하면 감정이 누그러지거나 순순히 경찰 지시에 응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피의자는 지난해 울산에서 검거한 주취폭행범이다. 상습적으로 자해 소동을 벌여 박 경위가 자비로 응급실에 보내줬다.

“알코올 중독자로 누구도 자기 말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다고 비관했던 사람이었다”며 “말을 들어주니 지시를 따르며 ‘앞으로 열심히 살겠다’고 하더라”고 전하며 웃었다.

30대 초반에 경제팀 우수 수사관 선정

노 경사는 지난해 인천지방경찰청 경제팀 우수 수사관으로 선정될 정도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2010년 인천의 한 모텔에서 여자 친구가 낙지를 먹다 질식사하자 억대 보험금을 챙긴 남자 친구(피의자)를 사기죄로 구속시킨 주인공이다. 애초 피의자는 법정공방 끝에 2013년 대법원에서 살인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판결을 받았다. 피의자는 이후 사귄 약혼녀로부터 1억여원을 빌렸다 사기죄로 고소당했다. 노 경사의 활약으로 피의자는 지난해 실형을 선고받았다.

노 경사는 “경제사범들은 대부분 나보다 나이가 많은 남성”이라며 “대하기가 어려울 때도 있지만 가능한 한 상대방 입장에서 이야기하며 자백을 받으려 노력한다”고 귀띔했다.

여경 수는 계속 늘어나 올해(4월 기준) 1만348명으로 처음 1만명을 넘어섰다. 여경이 차지하는 비율도 9.4%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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