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무너지는 게임산업] 셧다운제 후폭풍…증시 상장 게임업체 절반이 적자

입력 2015-10-26 18:21   수정 2015-10-27 14:30

게임산업 기반 흔들

임무 완수하면 주는 아이템까지 규제
한빛소프트·위메이드 등 중견사 매출 뚝
모바일게임 재편 속 돌파구 못찾아



[ 추가영 기자 ] 다음달 12일부터 사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3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5’ 사무국 직원들은 요즘 전전긍긍하고 있다. 전시회에 참가하겠다고 신청한 게임업체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 참가 업체(617개)에 비해 21%가량 감소한 485개사만 참가신청을 했다. 네오위즈게임즈 등 중견 게임업체까지 지스타 참여를 포기한 상태다. 수년째 외국산 게임에 밀려 수익성이 악화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게임산업 허리 무너져

중견 게임업체 위메이드는 지난 2분기에 13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3년 4분기부터 7분기 연속 적자였다. 사업이 호조를 보일 때는 매년 600억원 가까운 흑자를 냈지만 2년 전부터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2년부터 6, 7년 넘게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역할수행게임(RPG) ‘미르의 전설’이 내리막길에 들어선 데다 후속작들이 잇따라 실패를 거듭한 탓이다. 그 사이 텐센트 샨다 등 중국 게임업체들은 게임 기술력을 높여 중국 게임시장을 장악했다.

위메이드는 2012년부터 모바일게임으로 방향을 틀어 과감히 투자했으나 ‘윈드러너’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지 못했다. 국내 게임사들이 너도나도 모바일게임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과열된 측면도 작용했다.

위메이드뿐 아니라 국내 게임산업의 ‘허리’ 역할을 하던 중견 게임업체들이 최근 줄줄이 영업적자를 내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지난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게임업체 22곳 가운데 엔씨소프트 넥슨지티 웹젠 게임빌 컴투스 등 7개사를 제외한 15개 업체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한빛소프트 조이맥스 소프트맥스 NHN엔터테인먼트 등 10개 업체는 영업적자를 냈다. 넥슨 넷마블게임즈 등 일부 선두권 업체만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정도다. 수익성이 떨어진 게임업체가 문을 닫거나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게임업체와 종사자 수가 수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규제로 시장 위축

각종 규제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은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온라인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지면서 신규 게임 개발이 더뎌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2013년 도입된 게임 셧다운제는 국내 게임시장을 위축시킨 대표적인 규제 사례다.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 게임 이용을 차단하는 ‘셧다운제’ 실시로 인해 내수시장이 위축됐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최근에는 아이템 규제까지 도입돼 게임 개발의 창의성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게임 내에서 특정 임무를 완수했을 때 검 방패 약물 등을 무작위로 주는 확률형 아이템이 이용자를 차별한다는 이유로 국회와 시민단체 등에서 규제를 요구해왔다.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게임업체들이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할 때 획득 가능한 아이템의 종류, 구성 비율, 획득 확률 등을 공개하도록 하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업계는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를 중심으로 지난 7월부터 청소년 이용자 게임을 대상으로 아이템 획득 확률을 공개하는 자율 규제에 나섰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업계 스스로 규제에 나섰지만 외국에는 없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는 일률적인 게임 아이템을 양산해 게임 창의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게임업체들이 국내에서 역량을 키운 뒤 해외시장을 공략하려면 규제를 최소화하는 등 창의적인 경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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