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사업하나" 최대 레미콘 공장 밀어붙인 박성택

입력 2015-11-19 19:07   수정 2015-11-20 05:11

매출 500억 산하 남양주 공장 가보니

1995년 공장 건설계획 때 '너무 크다' 모두가 만류했지만…
이익 절반 도시가스관 투자…레미콘사업 원가경쟁력 높아져
한번 뽑으면 믿고 쓰는 스타일…영업사원에게 가격결정권 줘



[ 김용준 기자 ]
2012년 초, 레미콘·아스콘업체인 ‘산하’의 박성택 회장(중소기업중앙회 회장·사진)이 임원들을 불러 모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도시가스를 연료로 사용하게 인근 신도시에서 공장까지 관을 연결하라”고 지시했다. 다른 공장은 벙커C유를 쓸 때였다. 임원들은 모두 “안 된다”고 반대했다. 공장까지 배관을 연결하려면 수십억원이 든다는 이유에서였다. 길에 깔린 관은 회사의 자산으로 잡을 수도 없다고 했다. 임원들은 “안 써도 돈을 버는데 뭐하러 쓸데없는 곳에 낭비하느냐”고 했다. 박 회장은 “몇 년이면 투자비를 회수하고, 환경에도 좋고 주민에게도 이익이면 해야 한다”며 투자를 강행했다.

◆통 큰 미래형 투자

최근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에 있는 산하 공장을 찾았다. 경영자 박성택 회장이 어떻게 연매출 500억원대 회사를 일궜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된 지 9개월이 지났지만 그의 경영스타일은 알려진 적이 없다.

공장 앞에 이르자 산을 깎아 지은 대규모 공장이 나타났다. 수십대의 트럭이 쉴 새 없이 레미콘과 아스콘을 실어나르고 있었다. 이 공장 크기는 6만6115㎡에 이른다. 단일 레미콘 공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김인철 이사는 “1995년 처음 공장을 지을 때 회장의 지시로 땅을 많이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주변에서는 처음부터 너무 크게 시작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박 회장은 “1, 2년 사업할 것도 아닌데 앞을 보고 크게 지어야 한다”며 밀어붙였다. 예상대로였다. 현재 산하 사업장에는 골재, 모래, 아스콘, 레미콘 생산시설이 꽉 들어차 있다.

한 해 이익의 절반인 20억원 가까이 들인 도시가스 투자의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원가경쟁력이 높아졌다. 공장 주변의 주민도 그 덕분에 도시가스를 쓸 수 있게 돼 소음 등의 민원도 줄었다. 연료를 많이 소비하는 레미콘사업에서 경쟁력의 원천이 무엇인지를 간파한 투자였다.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사업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는데 이 분야에서도 혁신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사업은 게임과 같다”며 “당장 손에 쥐고 있는 수십억원보다 미래에 들어올 더 큰 수확을 보고 베팅하는 게 기업인”이라고 설명했다.

생산설비에도 과감히 투자했다. 시멘트와 골재 물 등을 섞어 레미콘을 제조해주는 믹서는 ‘레미콘의 심장’으로 불린다. 박 회장은 공장 건설 초기 믹서를 일본에서 들여왔다. 가격은 국산의 두 배였다. 그러나 변질과 고장이 없어 장기적으로 이익이라고 판단했다. 이후 박 회장은 돌을 깨 레미콘 원료로 만드는 파쇄기, 인공모래를 만드는 시설 등을 공장에 넣어 일관생산라인을 갖춰 효율성을 높였다.

◆레미콘 기사도 해외연수

사람에 대한 투자도 과감하다. 김 이사는 “설립 초기 회장이 대학 졸업자를 뽑으라고 할 때는 좀 황당했다”고 말했다. 레미콘업계에 대학 졸업자가 거의 없던 때다. 박 회장은 “회사를 키우려면 인재를 뽑아야 한다”며 대학 졸업자를 뽑기 시작했다. 이렇게 뽑은 사람들은 회사를 잘 나가지 않는다. 이 회사의 평균 근속연수가 13년 정도 된다. 박 회장은 “사람을 한번 믿으면 완전히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라며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보람을 느껴 오래 다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산하에는 회장에게 보고할 때 “어떻게 할까요”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 문화가 조성됐다. 이 질문을 하면 박 회장은 항상 “네가 결정하지 않으려면 넌 왜 그 자리에 있느냐”고 질책하기 때문이다. 산하 영업사원들이 제품 판매를 위해 협상할 때 가격결정권을 갖는 배경이다.

결정이 잘못돼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 김 이사는 “누가 실수를 하면 회장은 ‘수업료라고 생각하라’고 한다. 다만 같은 실수가 반복되면 용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외 연수와 여행도 적극적으로 보내주고 있다. 레미콘이 내수산업이지만 이종세 공장장은 지금까지 일본을 다섯 번 다녀왔다. 생산직 직원 상당수도 일본 아스콘 레미콘업계를 돌아봤다. 2008년 일본 연수 때는 레미콘 기사들도 함께 갔다. 같은 회사 직원은 아니지만 함께 일한다는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몇 해 전에는 직원 35명 전원에게 3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미국 서부를 여행할 기회를 주기도 했다.

남양주=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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