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삼성 '스마트카' 야심…현대차 '위협' LG전자 '긴장'

입력 2015-12-10 11:47   수정 2015-12-10 14:49

[ 권민경 기자 ]

삼성전자가 '자동차의 미래'라 불리는 스마트카를 향해 본격 시동을 걸면서 자동차주(株)는 물론 전자부품株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스마트카의 발전으로 삼성전자가 현대차의 입지를 잠식하고, 이 분야에 먼저 뛰어든 LG전자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 삼성전자, DS 산하 '전장사업팀' 신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조직개편을 통해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자동차 전장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전장사업팀은 권오현 부회장 직속으로 부품(DS) 부문 아래 편입하며 총 책임은 박종환 부사장이 맡는다.

초기에는 단기에 성과를 볼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자동차와 같은 스마트카로 분야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소식에 이날 증시에서는 삼성그룹 내 자동차 부품 사업을 맡고 있는 삼성SDI와 삼성전기 주가가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오전 10시56분 현재 삼성SDI는 1.61%, 삼성전기는 5.15% 올랐다.

삼성SDI는 자동차용 2차전지(배터리)를 주력으로, 삼성전기는 차량용 후방 카메라모듈, 무선통신 모듈 등을 중점으로 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장사업팀이 소비자가전(CE) 산하 VD 사업부가 아닌 DS 아래 들어간 것을 봤을 때 삼성전자가 궁극적으로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했다.

이가근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단순한 전장부품이 아닌 전자제어시스템(ECU) 같은 차량용 반도체 부문으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구글, 애플이 집중하고 있는 스마트카로의 사업까지 장기 계획을 수립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스마트카의 경우 모터를 포함해 배터리, 센서류 등 반도체 관련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며 "전장사업팀을 DS 산하에 둔 것은 시스템반도체와 D램, 낸드와의 종합 집적형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준 흥국증권 연구원도 "자동차용 전장은 차량용 반도체와 MLCC부터 텔레매틱스까지 용도가 다양하다"며 "삼성전자가 이 사업을 본격화하는 것은 신성장을 위한 또 다른 밑거름"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확대는 불가피하게 현대차와의 대결 구도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에서 정보기술(IT) 부품의 비중이 커진 가운데 스마트카에서는 차량용 반도체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현대차 주가는 하락 흐름을 보여 현재 0.33% 내리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 역시 자율주행차의 반도체 칩을 직접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전자처럼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차가 설계를 한 뒤 주문하는 방식이다.

비슷한 예로 애플 또한 아이폰에 들어가는 핵심 반도체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를 직접 맡아 한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한 관계자는 "스마트카 시대로 갈수록 전자업계가 자동차 업계의 영역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확대는 현대차 등 자동차 업체와의 경쟁 구도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삼성전자 사업의 장점이자 단점이 '세트'(완성품)와 '부품'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전장사업도 이런 점이 고객사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어 자동차 사업에 진출한다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싶어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LG전자 한발 앞선 전장 사업…반도체는 제약

삼성전자보다 한발 앞서 자동차 전장사업에 속도를 낸 건 전자업계 경쟁자인 LG전자다. 이 회사는 이미 2013년 7월 독립사업본부로 VC 사업부를 만들어 자동차 전장사업을 키워왔다.

VC사업부 매출은 올해 1분기 3826억원에서 지난 3분기에는 4786억원까지 늘었다. 최근 인사에서는 구본준 부회장이 (주)LG로 이동해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고 이곳에서 자동차 전장 사업 등을 진두지휘하기로 했다.

계열사인 LG화학과 LG이노텍도 각각 차량용 반도체와 차량용 카메라 모듈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제너럴모터스(GM)의 차세대 전기차를 위한 파트너로 선정돼 구동모터와 인버터, 배터리팩 등 11종의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확대로 LG전자도 긴장감을 높일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전자업계 전통의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장사업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장기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겨냥할 기반이 있는 것과 달리 LG전자의 경우 한계가 있다는 지적.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차량용 반도체 쪽에서는 일본 르네사스, 도시바, 독일 보쉬 등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도 기존 반도체 경쟁력을 차량용까지 확대할 수 있지만 LG전자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LG전자가 일부 설계를 하는 것은 가능할 수 있어도 차량용 반도체를 직접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 주가는 이날 현재 4.88% 떨어지고 있다. 이가근 연구원은 그러나 "LG전자 주가 하락은 일시적인 것에 그칠 것"이라며 "삼성전자 등장을 경쟁 보다는 시장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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