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서울 강동구립암사도서관, 미술 인문학 강좌 '인기'…박물관 함께 찾아 감상

입력 2015-12-10 18:29  

스토리가 있는 도서관


[ 박상익 기자 ]
서울 강동구립암사도서관 이용자들은 도서관에 들어설 때마다 입구 근처에 평화롭게 앉아 있는 고양이 ‘해리’와 인사를 나눈다. 지난해 도서관 인근에서 발견돼 직원들이 키우기 시작한 해리는 도서관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암사도서관은 직원들과 이용자들이 함께 보살피는 고양이라는 의미로 한 달간 ‘고양이 이름 공모전’을 열었고, 그 결과 조앤 롤링의 소설 속 주인공 ‘해리 포터’처럼 어려움을 이겨내라고 고양이에게 해리란 이름을 붙여줬다. 암사1동 주택가 한가운데 자리 잡은 도서관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도 고양이에게 반갑게 알은체를 한다.

암사도서관은 지역 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문화 공간을 지향한다. 도서관은 주민들의 참여로 고양이 해리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고 있다. 이용자 중 10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해리를 주제로 각각 그림책을 준비하고 있다. 전문 작가에게 의뢰한 작품은 내년 4월 출간될 예정이다. 목숨을 잃을 뻔했던 길고양이 해리가 암사도서관만의 콘텐츠로 거듭나는 셈이다.

암사도서관은 미술에 특화한 강좌 프로그램을 통해 菅??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 2013년 ‘미술관을 거닐며 인문학을 생각하다’를 시작으로 매년 미술 인문학 강좌를 열고 있다. 올해는 ‘서울 르네상스 조선미술 순례’를 주제로 시대별 조선 미술에 대한 강의를 열었고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등을 찾아 예술품을 감상했다. 지난해 결성된 미술 인문학 독서동아리 ‘암살롱’ 회원들은 사서들과 함께 각종 미술·미학서를 읽고 토론한다.

오성의 암사도서관장은 “철학이나 역사가 아니라 미술을 강좌 주제로 정한 것은 미술을 통해 인문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함께 모여 그림을 배우다 보면 이해하기 쉬워 참가자들의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암사도서관은 새로 나온 책들을 출간 즉시 구입해 이용자에게 소개하고 있다. 또 자료실마다 주제를 잡아 우수한 소장 도서를 추천한다. 종합자료실에 마련된 북테이블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선정한 주제에 맞는 추천도서 100~200권을 비치한다. 책등만 보이도록 빼곡히 꽂아두는 게 아니라 이용자들이 책 표지를 보며 도서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다. 이용자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분야의 책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하고 있다. 어린이자료실에선 학부모들이 아동서를 서로 추천해 돌려본다. 연말 결산 차원에서 도서관 이용자들이 가장 사랑한 책 투표 행사도 열고 있다. 오 관장은 “도서관이 추천한 책, 이용자들이 많이 본 책과 같은 자료도 10~20년 쌓이면 중요한 콘텐츠가 될 것”이라며 “도서관을 책과 지역 주민들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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