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가 먹은 분유"…남양유업 50년 1위 비결은

입력 2017-01-09 18:58   수정 2017-01-10 05:35

모유 같은 분유 만들자
1967년 첫 국산 조제분유
영양성분 강화로 시장 선도

한 자녀 늘며 고급제품 선호
철저한 품질관리로 선두 유지
중국서도 프리미엄 전략 통해



[ 김보라 기자 ] 1960년대까지 분유는 ‘금유(金乳)’로 불렸다. 1950년 6·25전쟁 이후 미국의 구호물자로 보급된 전지분유와 일본에서 수입한 분유가 전부였다. 이마저도 일부 부유층만 구할 수 있었다. 당시 무역상을 하던 남양유업 창업주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은 “외국 분유로 우리나라 어린이를 키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1964년 충남 천안에 분유공장을 세웠고, 3년 뒤인 1967년 1월10일 국내 첫 유아용 조제분유를 내놨다.


남양유업이 조제분유를 만든 지 올해로 50년이 됐다. 남양유업은 그동안 국내 조제분유 시장에서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먹고 자란 분유를 손자가 먹는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60년대 ‘분유의 모유화’로 시작

남양분유는 출시 초기부터 ‘분유의 모유화’를 기본 철학으로 삼았다. 우유에 포도당, 유당을 첨가하고 비타민, 미네랄 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970년대 단백질 성분 비율을 모유와 비슷하게 만든 ‘남양분유A’, 1980년대 칼슘 철분 등 영양성분을 강화한 ‘점프’, 1990년대 두뇌기능과 면역 강화 성분을 함유한 프리미엄 분유 ‘임페리얼 드림’ 등을 내놓으며 시장을 선도했다.


위기도 있었다. 1990년대 파스퇴르가 조제분유 시장에 진출하고 해외 분유업체가 들어오는 등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 출산율도 떨어졌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수익성이 떨어지고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던 시기지만 한 자녀 가정이 늘면서 프리미엄 분유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며 “이 시기에 기능성 성분 연구개발(R&D)에 매진해 프리미엄 분유 시장을 개척했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2000년대 들어 ‘임페리얼 드림 XO’와 ‘아이엠마더’ 등 모유 성분과 최대한 가깝게 만든 분유를 내놨다.

이원구 남양유업 대표는 “남양유업은 50년간 아기들에게 필요한 영양성분을 연구해왔다”며 “50년간 이어온 품질 고집으로 모유에 더욱 가까운 분유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10조원 중국 분유시장 잡아라”

남양분유 50년 역사는 철저한 위생 관리와 원재료 관리가 밑거름이 됐다. 분유 공장에는 총 100여개의 헤파필터가 돌아간다. 헤파필터란 7중 거름 장치를 통해 공기 내 유해 성분을 걸러내는 최첨단 정화장치다. 공장 외벽과 바닥에는 물기를 흡수해 미생물이 번식하는 환경을 억제하는 특수 자재가 쓰였다. 식품안전센터에서는 완제품 출고 전 총 6단계 367가지 검사를 한다. 원재료 생산업체에 대한 안전등급제를 시행해 기준에 못 미치면 과감히 퇴출하는 시스템도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2010년 대만을 시작으로 중화권 전반으로 수출지역을 확장 중이다. 수출액은 2010년 640만달러(약 77억2300만원)에서 2015년 3500만달러(약 422억3500만원)로 늘었다. 남양유업 측은 “중국은 한국산 분유의 점유율이 아직 5%로 낮은 편이지만 10조원대 시장임을 감안하면 반드시 공략해야 하는 시장”이라면서 “한 자녀 가정을 염두에 둔 프리미엄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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