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해운 상장사, 리스 빚 13조 폭탄

입력 2017-04-04 18:40   수정 2017-04-05 06:22

리스회계 기준 2019년부터 변경…항공·해운 20여 회사 부채비율 급증


[ 이유정 기자 ] 2019년부터 항공기와 선박을 리스 방식으로 장기간 빌려 쓰는 국내 항공·해운회사(상장회사 기준)의 부채가 13조원가량 급증할 것으로 분석됐다. 리스 자산과 부채를 모두 회계장부에 기재하도록 국제회계기준(IFRS)이 바뀌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의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져 자금난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회계기준원은 새 회계기준(IFRS16)이 도입되면 국내 2000여개 상장사 가운데 운용리스를 이용하는 187곳(2015년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이 13조3000억원가량의 부채를 추가로 반영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4일 밝혔다. 늘어나는 부채 금액의 95% 이상은 아시아나항공 현대상선 등 20여개 기업에 집중될 것으로 분석됐다. 자본총계가 늘지 않는다면 이들 기업의 부채비율은 치솟는다. 항공기 운용리스 규모가 2조원이 넘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689%에서 2019년에는 886%로 200%포인트가량 높아진다.

2019년 1월부터 적용될 새 리스회계처리 기준은 기업들이 생산·운용설비 리스 계약을 할 때 관련 자산과 부채를 모두 재무상태표(옛 대차대조표)에 표시하도록 의무화했다.

지금은 국제회계기준(IFRS)을 적용받는 기업이 리스 계약을 맺으면 리스 기간과 리스료 등에 따라 ‘금융리스’와 ‘운용리스’로 분류한 뒤 각각 다르게 회계처리를 한다.

통상 리스 기간이 길고 리스료 총액이 리스 물건의 시가에 근접할수록 금융리스로 분류한다. 기업들은 금융리스에 대해 항공기나 선박 등 리스 물건을 자산과 부채로 재무상태표에 동시에 기록한다. 이에 비해 운용리스는 해당 회계연도에 지급한 리스료만 손익계산서에 비용으로 반영한다.

이런 차이는 기업들이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자의적인 회계처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업들은 국내 항공·해운사들이다. 이들 기업은 항공기와 선박을 빌려 쓰면서 해당 자산·부채의 상당 부분을 재무상태표에 잡아두지 않아 리스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운용리스 규모가 2조1557억원, 제주항공은 4361억원에 달한다. 해운사들은 ‘장기용선계약’을 중심으로 리스부채가 수천억원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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