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잡스는 '냉혈한'?…사람냄새 나는 CEO였다

입력 2017-04-13 19:27   수정 2017-04-14 06:27

비커밍 스티브 잡스

브렌트 슐렌더·릭 테트젤리 지음 / 안진환 옮김 / 혜윰 / 672쪽 / 2만5000원



[ 심성미 기자 ] 2011년 세상을 떠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사진) 세계 정보기술(IT) 역사를 뒤바꾼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인간성에는 늘 부정적 평가가 뒤따랐다. 목표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괴짜,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호통을 치거나 부하 직원의 마음을 후벼 파는 말도 서슴지 않는 냉혈한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일쑤였다. 특히 월터 아이작슨이 쓴 자서전 《스티브 잡스》가 이런 면모를 부각시키면서 잡스의 신경질적인 이미지는 극대화됐다. 2015년 개봉된 동명 영화도 잡스를 성공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냉혹한 성격의 소유자로 그렸다.

잡스의 새로운 자서전 《비커밍 스티브 잡스》는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잡스의 새로운 면모를 서술하는 데 집중한다. 잡스에게도 주변을 돌아볼 줄 아는 인간미가 있었고, 동료들과 소통할 줄 아는 리더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잡스 곁에서 25년간 함께한 전기 작가 브렌트 슐렌더다. 슐렌더는 “잡스가 죽은 이후 쏟아져 나온 기사와 책, 영화 등은 대부분 1980년대 잡스가 가장 버릇없고 무절제한 상태였을 때 형성된 정형화된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했다”며 “잡스에 대한 근거 없는 오래된 이야기를 되풀이해 들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잡스가 세상을 떠난 뒤 예전 취재 노트와 녹음테이프, 파일 등을 뒤지며 ‘IT 영웅’에 대한 완전한 그림을 제시해 선입견을 조금이나마 지우고 싶었다”고 자서전을 쓴 이유를 설명했다.

저자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조너선 아이브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CDO) 등의 인터뷰를 통해 잡스의 인간적 면모를 재서술한다. 아이브는 “스티브는 비판을 하다가도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는 생각이 들면 하루 이틀 뒤에 다시 찾아와 ‘다시 생각해봤는데,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다시 얘기해보자’고 말할 줄 아는 상사였다”고 회고했다. 저자는 “잡스는 자신이 틀렸을 땐 직원들이 언제든 반박하길 바랐고, 잡스를 뒷받침하던 핵심 인력은 잡스의 신랄한 비판이 사적인 감정에 기인하는 게 아님을 이해했다”고 설명한다.

간을 기증하겠다는 쿡의 제안을 잡스가 거절했다는 일화도 흥미롭다. 쿡은 이렇게 말했다. “아이작슨의 책은 스티브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 것 같아요. 독자들은 스티브가 탐욕스럽고 이기적이며 병적으로 자기 중심적이라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었을 거예요. 실제로는 부드러운 면모, 배려하는 면모, 감성적인 면모…, 스티브에겐 이런 게 많았어요.”

이 책은 잡스가 애플에서 매킨토시를 개발한 일화부터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쫓겨난 뒤 재기한 과정,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를 성공시킨 배경도 소상히 기록하고 있다. 2015년 미국에서 먼저 출간된 이 책은 잡스 동료와 가족으로부터 ‘잡스를 가장 잘 묘사한 자서전’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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