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무는 '홍종학 논란'… 청와대 관계자 "증여 방식은 합법·상식적"

입력 2017-10-31 19:02  

청와대·여당, 야당의 사퇴 요구 반박

커지는 '홍 후보자 의혹'
홍 후보 부인, 언니에 2억 빌려
후보자 지명한 날 차용증 작성

중학생 딸 이자소득세 207만원
야당 "예금 12억 이상 보유 추정"

청와대, 철회 없이 정면돌파 의지
"도덕적으로 나쁜 사람처럼…모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문재인 정부 조각 역대 최장 '불명예'



[ 유승호/배정철 기자 ] 13세 딸에 대한 건물 증여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재산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홍 후보자 부인이 중학생 딸과 2억2000만원의 ‘금전소비대차계약’을 한 것에 더해 친언니에게서 2억원을 빌린 뒤 홍 후보자가 지명된 날 뒤늦게 차용증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31일 공직후보자 재산변동사항 신고서를 분석한 결과 홍 후보자는 부인이 언니 장모씨에게서 2억원을 빌린 사실을 신고하면서 사유에 대해선 ‘이사에 따른 전세자금’이라고 밝혔다. 홍 후보자 부인이 언니와 10월23일자로 작성한 차용증도 함께 제출했다. 차용증엔 대출 원금이 2억원, 이율 연 4.6%, 만기는 오는 12월2일로 돼 있다.

그러나 곽 의원은 “주민등록초본상 최근 이사는 지난 8월31일 서울 성수동 주상복합 아파트(전세 12억원)에 전입 신고한 것”이라며 “2개월이나 지나 전세자금을 빌렸다는 것은 의심을 살 만하다”고 지적했다. 차용증 작성일인 10월23일은 홍 후보자가 지명된 날이다.

곽 의원은 “전세자금 용도라면 이사하는 시점에 빌리는 것이 상식적”이라며 “장관 후보자 지명일에 차용증을 작성한 것은 문제 될 소지를 없애기 위해 부랴부랴 맺은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홍 후보자 측은 원래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전세자금을 변통하기 위해 부인이 언니로부터 돈을 빌렸으며, 당초 차용증을 쓰지 않았다가 후보자 지명 뒤 재산 증빙을 위해 작성했다고 해명했다.

윤한홍 한국당 의원은 홍 후보자 딸이 지난해 이자소득세로 207만원을 납부한 사실을 지적하며 거액 예금 보유 의혹을 제기했다. 이자소득세율과 시중은행 예금금리 등을 감안했을 때 12억원이 넘는 예금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홍 후보자 측은 부인과 딸의 대차 관계에서 발생하는 원천징수세액이라고 해명했다. 홍 후보자 딸이 외할머니(홍 후보자의 장모)로부터 건물 지분을 증여받았고, 이에 대한 증여세를 내기 위해 홍 후보자 부인이 딸에게 2억2000만원을 빌려줬는데, 여기서 발생한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이 딸에게서 원천징수됐다는 것이다. 딸이 거액의 예금자산은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런 해명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윤 의원은 “중학생이 이자소득세 납부를 위해 원천징수를 하고 이를 세무서에 자진신고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야당은 홍 후보자의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감대책회의에서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 너무나도 부적합한 절대 부적격자”라며 “스스로 거취를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홍 후보자는 위선의 극치이고 청와대는 모순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홍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는 쪽으로 의원총회에서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홍 후보자의) 증여 방식은 상식적인 것”이라며 “불법적이냐 아니냐의 문제에서는 벗어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증여세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내고 건물 임대료로 갚는 것은 상식적인데 도덕적으로 나쁜 사람처럼 모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날로 출범 175일째가 돼 조각까지 가장 오래 걸린 정부라는 불명예 기록을 갖게 됐다. 오는 10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홍 후보자가 정상적으로 임명되더라도 김대중 정부의 175일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유승호/배정철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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