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부담 덜어낸 금감원…채용비리 고강도 조사 앞두고 금융권은 '벌벌'

입력 2018-03-13 11:02   수정 2018-03-13 11:33

금융감독원이 최흥식 금감원장의 사임으로 유광열 수석부원장의 직무 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수장의 부재에도 금감원은 하나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채용비리 조사를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업계 내부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광열 금감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9시 임원회의를 열고 하나은행 채용비리 후폭풍에 대한 전반을 논의했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전날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최 원장의 사퇴는 그가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 지인의 아들이 하나은행에 특혜 채용되는 데 관여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지 사흘만에 이뤄졌다.

이로써 최 원장은 지난해 9월 취임 후 불과 6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청와대는 조만간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금감원은 최 원장의 사퇴와 상관없이 하나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채용비리에 대한 조사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최 원장이 연루된 채용비리 의혹을 규명할 특별검사단도 이날부터 본격 가동한다. 특별검사단은 검사총괄반, 내부통제반, 정보기술(IT)반 등 총 3개반으로 구성돼 있다. 검사 기간은 내달 2일까지, 검사대상기간은 2013년이다. 검사기간과 대상기간은 필요에 따라 연장가능하다.

특별검사단은 신임 감사인 김우찬 전 서울고등법원 판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검사단장은 최성일 금감원 전략감독담당 부원장보다. 검사 진행 상황은 검사단 내부 라인을 통해 보고하며, 금감원장은 이 보고라인에서 제외된다. 이는 검찰 등 수사기관이 고위직의 비리가 적발됐을 때 취하는 방법이다.

금감원은 "검사 후 최종결과만을 감사에게 보고해 독립성 및 투명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채용과 관련된 비위행위가 발견되면 관련자료 일체를 검찰에 이첩하여 검찰 수사에 협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선 금감원이 최 원장의 사퇴로 체면을 단단히 구겼지만 부담도 덜어낸 만큼, 하나은행에 대한 검사를 한층 탄력 있게 진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이 과정에서 3연임을 앞둔 김정태 회장을 포함해 하나금융 고위 임원들이 모두 점검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 당시 하나은행에는 '임원 추천자 지원제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임원 추천자 지원제도는 회사 임원이 추천한 지원자에 대해서 채용절차 중 서류전형을 면제하고 바로 필기시험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시 임원 추천자 지원제도는 하나은행 밖에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서류 통과라는 특혜를 주는 해당 제도에 대해선 업계 내부에서도 부정적으로 보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금감원의 고강도 검사가 하나금융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 원장의 특혜채용이 의혹이 불거진 과정에서 하나금융이 인사자료 등 중요 데이터를 구글 클라우드 서버에 장기간 저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타 은행의 과거 자료도 살펴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장의 사퇴로 채용비리에 대한 정부의 엄중한 스탠스가 드러났다"며 "현재 채용비리에 연루된 은행들 이외에 다른 은행에도 불똥이 튀진 않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최 원장의 의혹이 채용비리 사태에 기름을 부었다"며 "채용비리 뿐 아니라 지배구조 문제가 얽힌 금융권은 하나은행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금감원은 은행 이외에 보험·카드·저축은행 등 제 2금융권으로 채용비리 검사 범위를 넓혔다. 지난달 2금융권 채용비리 조사를 위해 별도로 설치한 신고센터에 관련 제보가 적잖이 들어온 만큼, 문제가 있는 금융사에 대해선 본격적인 실사 및 조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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