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최대 게임사 넥슨, 中 텐센트에 넘어갈 수도

입력 2019-01-03 04:01   수정 2019-01-03 09:49

마켓인사이트

새해 벽두에 돌연 매각카드 꺼낸 김정주…게임업계 '충격'

김정주, 왜 매각 나섰나
게임규제·檢수사 등에 시달려, 평소 지인들에 "쉬고싶다" 하소연
블록체인 등 신사업 추진할 듯

10조 초대형 매물…누가 살까
도이치證·모건스탠리가 매각주관…中 텐센트, 시너지 커 '유력 후보'
국내선 넷마블·카카오 등 거론



[ 정영효/김주완/이동훈 기자 ] ▶마켓인사이트 1월2일 오후 11시45분

김정주 NXC 대표는 1994년 KAIST 전산학 박사과정을 6개월 만에 그만두고 게임회사 넥슨을 창업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의 나라’를 히트시키며 국내 온라인 게임산업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넥슨은 크레이지 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 등 굵직한 히트 게임을 배출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회사로 성장했다. 김 대표가 이처럼 힘겹게 키워온 회사를 매각하기로 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게임업계 “올 것이 왔다”

김 대표는 국내 게임산업의 미래가 밝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해 11월 “콘텐츠 수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할 만큼 게임산업이 커졌다”고 추켜세웠지만 규제 완화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오히려 정치권은 모바일게임 결제 한도 제한, 셧다운제(청소년의 심야시간 게임 이용을 금지하는 규제) 확대, 게임의 사행산업 분류 등 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고등학교 동창인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넥슨 비상장 주식 4억2500만원어치를 공짜로 준 혐의로 지난 2년간 검찰 조사와 재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서울고등법원 파기환송심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지만 2년여간 법정을 드나들면서 심신이 지친 것으로 전해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가 지인들에게 ‘쉬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해왔다”며 “주변 사람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흔들리는 게임산업 종주국

넥슨 인수 후보로는 콘텐츠 사업을 전방위로 강화하고 있는 카카오와 국내 모바일 게임 분야 선두업체 넷마블, 중국 1~2위 게임회사인 텐센트와 넷이즈, 미국 EA게임즈 등이 거론된다.

텐센트는 넥슨의 대표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배급사여서 인수 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2005년 출시된 던전앤파이터는 지난해에만 1조63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NXC의 캐시카우(주요 현금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이용자의 90%는 중국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총싸움게임 배틀그라운드로 흥행에 성공한 크래프트(옛 블루홀) 지분 10%를 확보한 텐센트가 넥슨까지 인수할 경우 게임산업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10조원 안팎인 매각 예상가를 고려할 때 국내 기업이 토종 사모펀드(PEF) 등 재무적 투자자(FI)와 손잡고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 대표의 다음 행보는

거래가 성사되면 김 대표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다른 사업을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초기 네이버에 투자해 큰 수익을 올릴 만큼 투자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지주회사 NXC를 통해 유럽 가상화폐거래소 비트스탬프, 고급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 이탈리아 유기농 동물사료 업체 아그라스 델릭, 일본 프리미엄 골프웨어 브랜드 마크앤로나 등 20여 개 회사를 사들이기도 했다. 핀테크, 공유경제, 식품, 유통, 교육 등 다양한 업종을 아우른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NXC가 인수한 계열사 중 일부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NXC는 그동안 수차례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통해 일본에 상장된 넥슨 지분율을 줄이면서 매각대금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다”며 “김 대표가 블록체인 등 일부를 미래 사업으로 남겨 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매각 자금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는 지난해 5월 무죄가 확정된 뒤 “1000억원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새로운 미래에 기여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정영효/김주완/이동훈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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