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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외계인'이었을 때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2023-03-21 17:58:03
한때 ‘외계인’ 신분을 숨긴 채로 스무 살 청년 백수로 위장하고 음악감상실과 시립도서관을 오가며 세상 염탐에 마음을 쏟았다. 내가 외부자의 시선으로 지구의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처음으로 커피 향을 맡고, 까르륵 웃는 아기들을 보며, 모란과 작약이 피어나는 봄이라는 계절 현상에 놀란 나는...
당신은 얼마나 자주 미소 짓는가?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2023-03-07 17:50:15
살인, 폭력, 사기, 공갈, 협박 따위의 고약하고 몹쓸 악은 인간 존엄성에 반하는 나쁜 방식으로 자기 편의를 개척하는 행위 일체를 뭉뚱그려 드러낸다. 이런 행위의 피해자가 가해자를 고소하면 법에 의해 처벌받지만 현실에는 그보다 처벌받지 않는 작은 악이 더 바글거린다. 악의 무두질 속에서 우리 양심은 무뎌진다....
사람은 제 등을 보지 못 한다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2023-02-21 17:44:01
어렸을 때는 자주 등짝을 얻어맞았다. 세세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잘못을 저질렀던 탓이다. 어머니의 매운 손바닥이 등짝을 내리칠 때 정신이 번쩍 들곤 했다. 내 등짝을 때리던 어머니도, 내 비행을 지켜보던 아버지도 다 세상을 떠나셨다. 부모와 함께한 양명한 날들은 흘러갔다. 생각해보면 등은 애꿎게 천대받는...
'낭만에 대하여'를 듣는 느른한 오후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2023-02-07 17:32:22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는 느른한 오후다. 이 노래는 후추 넣은 음식처럼 매콤하다. ‘낭만에 대하여’(최백호, 1994)란 유행가는 추억에서 위로를 구하는 낭만 과잉의 시요, 퇴락의 그림자 짙은 세월의 덧없음에 바친 헌사다. 이 노래를 듣다 보면 어느새 가슴이 뻐근해지다가 한쪽이 조용히 허물어진다. 청각을...
삶은 '상림의 춤곡'을 연주하듯이…[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2023-01-24 17:08:02
새해가 왔으니 화창하게 빛나는 해 아래서 새 삶을 살아보겠다고 결심하는 자를 어리석다고 할 수는 없다. 삶을 바꾸겠다고 다짐하는 마음은 새 마음이다. 새 마음을 품는 자는 어제의 그 사람이 아니라 새로 태어난 사람이다. 운명처럼 오는 어떤 극적 계기가 있어야만 삶이 바뀌는 건 아니다. 아침의 별 한 점, 잎 진...
우리가 아침의 시로 빛날 때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2023-01-10 17:34:32
1월이다. 아침이다. 까치가 먹잇감을 물고 날며, 요람에서 아기들이 옹알이하는 시각이다. 온통 이슬 떨기로 반짝이는 야생 자두나무 한 그루, 맑은 샘, 감나무 가지 위에 날아와 우짖는 박새와 함께 아침이 열린다. 침묵의 벽에서 떨어진 말들이 소리 날개를 단 채로 날고, 어젯밤 태어나 어미젖을 처음으로 빤 어린...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우주처럼 넓고 깊은 당신을 이해한다는 것 2022-12-27 17:48:33
당신을 이해한다는 게 가능한가? 당신은 아름답다. 그것은 당신이 아직 세상에 도착하지 않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당신을 이해하는 일은 우주를 아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니 당신이 곧 우주다. 몇억 광년이 흐른다고 해도 당신을 이해할 수는 없다. 당신을 생각하면 먼저 작은 한숨을 내쉰다. 당신은 손닿을 수 없는 무한,...
[책마을] 세상을 떠난 예술가들에게 바치는 편지 2022-12-16 18:14:16
태어났다. 박연준 시인과 장석주 시인이 함께 쓴 는 세상을 떠났지만 잊지 못할 큰 발자취를 남긴 예술가 18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묶은 책이다. (2015), (2017) 등에 이어 두 사람이 함께 쓴 세 번째 산문집이다. 두 시인은 편지를 통해 그들이 오랫동안 사랑하고 존경해온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조명한다. 평생 존경해 온...
[공동기고] 순치(脣齒) 관계의 한국과 베트남 2022-12-13 17:30:10
두 전직 대사는 장석주 시인의 시 ‘대추 한 알’에 나오듯이, 온갖 천둥과 번개와 무서리를 맞으면서도 익어가는 둥근 대추 한 알처럼 알차게 익도록 끊임없이 상호 존중과 협력을 거듭해 10년 후에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특별관계 동반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두 나라가 특별관계를 맺고...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2022-12-13 17:23:17
피카소의 ‘두 자매’(1902년, 유화)란 작품이 있다. 피카소가 스물한 살 때 그린 것으로 청색 시대를 대표할 만한 작품이다. 푸른 색조로 뒤덮인 화면 중앙에 푸른색 옷으로 몸을 감싼 두 여성이 서 있다. 두 여성은 발등을 덮을 정도로 긴 옷을 입었는데 겨우 얼굴과 발 일부만 드러나 있다. 왼쪽 여성은 눈을 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