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5년 지기' 주중 미국대사 3년 만에 물러난다

입력 2020-09-14 20:44   수정 2020-12-13 00:02


미·중 관계가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중국 주재 미국 대사가 3년여 만에 물러난다.

14일 주중 미국 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테리 브랜스태드 대사(73)의 이임을 확인하면서 그가 다음달 초 귀국한다고 밝혔다. 미국 대사관은 브랜스태드 대사의 후임은 발표하지 않았다.

브랜스태드 대사는 성명에서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이루는 데 기여하고 우리 공동체를 위한 분명한 결과물을 들고 귀국하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5월 중국 대사로 부임했다.

주중 미국 대사관의 발표에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테리 브랜스태드 대사가 3년 넘게 주중 미국 대사로서 국민을 위해 봉사한 데 감사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브랜스태드 대사가 미·중 관계 재균형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그의 노력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외교정책에 앞으로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브랜스태드 대사가 물러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말 조니 언스트 공화당 상원의원 지지자들에게 "브랜스태드가 선거캠프에 들어오기 위해 중국에서 돌아올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아들 에릭 브랜스태드도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이오와 주지사로 20여 년간 활동했던 브랜스태드 대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두터운 친분으로 유명하다. 브랜스태드 대사는 1985년 당시 허베이(河北)성 정딩(正定)현 서기였던 시 주석과 만나 35년간 인연을 이어왔다.

중국 외교부는 브랜스태드가 대사로 임명되자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라며 "중·미 관계 발전에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브랜스태드 대사 재임 시기에 미·중 양국은 상대국의 총영사관을 폐쇄하는 등 관계가 수교 이래 최악으로 치닫기도 했다.

최근 브랜스태드 대사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에 기고문을 실으려고 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그는 '호혜성에 근거한 재조정'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중국 주재 미국 기업·언론인·외교관 등이 겪는 불평등한 접근권을 거론하며 미·중 관계의 불균형을 지적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외교부는 브랜스태드 대사의 기고문에 대해 "악의적인 도발이며 사실과 다르다"며 "중국을 함정에 빠트리려 했다"고 비판했다.

브랜스태드 대사의 사임 소식에 대해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사실을 정식으로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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