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의 그늘…"한국 투자 안 해요" [포퓰리즘에 금가는 자본시장]

방서후 기자

입력 2020-09-14 17:44   수정 2020-09-14 17:17

    <앵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국 증시는 이른바 '동학개미'의 힘으로 무섭게 회복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이참에 공매도 금지를 연장해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다는 방침이지만, 증시 매매패턴을 살펴보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단기적으로는 증시 상승 효과가 있을 지 몰라도,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요. 방서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공매도를 처음 한시적으로 금지했던 지난 3월19일 이후 코스피 지수는 약 51%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 지수는 55% 올랐습니다. 미국은 급락장에서도 공매도를 아예 금지하지 않았습니다.

    공매도 금지를 시행했다 지난 5월 해제한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등 유럽 국가 뿐 아니라, 6월 해제한 대만 증시 모두 두 자릿 수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국가별로 시장이 처한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공매도 시행 여부가 증시 등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셈입니다.

    <인터뷰> 빈기범 /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공매도를 금지했을 때 주가 하락을 방어하느냐, 또는 오히려 주가를 올리느냐, 시장을 어느 정도 안정시키느냐에 대해서는 상당히 실증적으로 규명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론에 휩쓸린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눈치 보기식 조치 때문에 우리 증시의 앞날을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공매도 금지로 인해 시장이 왜곡되고, 외국인의 이탈을 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공매도가 금지된 지난 3월19일 이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5조원 넘는 주식을 팔았습니다. 반면 선물은 8억원 가까이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통상 주식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높은 콘탱고 상황이 정상적인 시장으로 여겨지는데,

    공매도 금지 이후 현물 가격이 고평가되면서 백워데이션 장세가 지속됐고, 외국인의 투매로 이어진 겁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그동안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주구장창 팔았지만 선물은 계속 샀습니다. 한국 주식 (현물이) 선물에 비해 과대평가 돼 있었기 때문에 주식을 계속 팔면서 대신 선물을 산 것입니다. 그런 식의 차익거래가 계속 됐습니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증시가 소외되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공매도는 단지 하나의 전략인 만큼, 규제로 말미암아 투자 환경이 자유로운 다른 시장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겁니다.

    이미 공매도 등의 전략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단기 자금(유럽·아시아계) 외에도 장기 투자 성향이 강한 미국계 자금까지 빠져나가며 이같은 우려를 더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고은아 /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상무

    "외국계 투자자들이 사용했던 헤지 수단이나 전략을 구사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 시장을 꺼려하고 있고요. 매수를 포함해서 매매 비중이 확연히 줄었습니다. 그런 자금들은 투자 제약이 덜한 다른 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른바 '동학개미'의 출현은 반길 일이지만, 외국인이 외면하는 상황에서 증시가 급락할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표심과 지지율에 좌지우지되는 우리 자본시장. 소탐대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왜곡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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