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를 맞아 국내 증시가 잠시 쉬어가지만 미국 증시는 정상적으로 거래를 이어간다. 연휴 기간 미국 증시와 국채금리, 국제유가 등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연휴 이후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개별 종목의 주가뿐 아니라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 국제유가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추석 연휴인 24∼25일 휴장한 뒤 주말을 거쳐 오는 28일 거래를 재개하지만, 미국 증시는 이 기간 정상 거래된다. 미국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올해 휴장 일정에도 해당 날짜는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한 데다 이달 말에는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까지 예정돼 있어 연휴 기간 미국 증시 변동성이 연휴 이후 국내 시장에 누적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
시장의 관심은 24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 쏠리고 있다. 미중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관세와 희토류, 인공지능(AI), 대만 문제 등 미중 간 핵심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의 또 다른 주요 의제는 양국이 기술패권을 놓고 다투고 있는 AI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뉴욕 협의에서 AI 위험을 다루는 공식 대화 체계로 '미중 AI 대화'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AI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양측이 소통할 수 있는 연락 체계 구축도 제안했다고 말했다. 다만 첨단 AI 반도체 수출 통제 등 양국의 핵심 경쟁 사안에서는 이견이 여전하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형 무역합의보다 양국 모두 AI 경쟁의 속도를 낮출 유인은 제한적인 만큼 엔비디아의 대중국 판매나 AI 안전 규칙에서 일부 조정이 나오는지가 국내 반도체 심리에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업종별 모멘텀 강화될 수 있는데다 협상 성과가 제한적일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도 상존한다"면서 "다만 휴장 기간 중 결과를 즉시 반영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관망심리를 확대한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경제지표와 연준 인사 발언도 이어진다.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BOJ 통화정책 회의록 공개도 예정돼 있다. 최근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만큼 노동시장과 주택시장의 강도가 추가 긴축 여부를 가늠하는 재료가 될 수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뉴욕에서 연설에 나선다.
장 마감 후에는 미국 소비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코스트코의 분기 실적도 나온다. 최근 고금리와 물가 부담에도 미국 소비가 얼마나 견조한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매주뿐 아니라 경기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오는 25일 발표되는 미국 8월 내구재 주문도 주요 관심사다. 내구재 주문은 자동차와 가전, 항공기 등 3년 이상 사용하는 제품의 신규 주문액을 집계하는 지표로, 기업과 소비자의 향후 지출 의향을 가늠할 수 있어 미국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선행지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같은 날에는 9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도 발표된다. 앞서 소비자심리 예비치는 47.8로 전월보다 크게 떨어진 반면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4.6%로 상승해 시장의 경계감을 키웠다. 소비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소비심리의 방향은 향후 미국 경기 전망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연휴 전후 미국 시장을 움직일 일정도 몰려 있다. iM증권에 따르면 연휴 직전에는 미국 국채 2·5·7년물 입찰이 예정돼 있다. iM증권은 미국 2·5·7년물 입찰이 양호하게 마무리된다면 미국 10년물 금리는 5% 아래인 4.80~4.90% 수준으로 내려올 수 있다고 봤다.
국제유가도 챙겨야 할 지표다. 유가 상승이 미국의 물가 압력을 다시 높이면 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특히 국채금리 변화에 민감한 기술주와 성장주, 변동성이 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보유한 투자자라면 금리 움직임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이 24~27일 휴장하는 동안 미국 경제지표와 연준 인사 발언, 미 국채 입찰 결과, 국제유가와 지정학적 뉴스가 계속 시장에 반영된다"면서 "재개장 첫 거래일에는 연휴 중 누적된 미국 국채금리와 국제유가, 원/달러 환율, 연준 인사들의 발언과 BOJ 인상 이후의 시장 반응이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시초가 갭과 장중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연휴 직후에도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이벤트가 많다. 오는 30일에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관련 8월 물가지수와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 발표가 예정돼있으며, 마이크론도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다음달 2일에는 미국 9월 고용보고서 및 국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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