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침체에도 상대적으로 선방해 온 에르메스마저 흔들리면서 유럽 명품업계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부유층의 소비 부진에 중동전쟁과 유럽 주요국의 시위까지 겹치면서 주요 명품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구찌를 보유한 프랑스 명품기업 케링의 주가는 이날 파리 증시에서 16% 폭락했다.
전날 발표된 3분기 실적에서 주력 브랜드 구찌의 매출이 6% 감소한 영향이다. 케링은 지금까지 매장 105곳을 폐쇄했으며, 연말까지 20곳을 추가로 문 닫을 계획이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도 이날 1.5% 하락했다.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6배로 10여 년 전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초고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도 4% 하락하며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에르메스는 가격에 상대적으로 민감하지 않은 부유층 고객을 기반으로 다른 명품업체보다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중국 수요가 약해지면서 올해 3분기에는 2020년 이후 가장 저조한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독일 투자은행 베렌베르크는 에르메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케링과 LVMH, 에르메스의 주가는 올해 들어 모두 약 40% 하락했다.
명품업계의 주요 고객인 중국 부유층이 부동산시장 침체와 당국의 세금 단속 강화 등으로 소비를 줄인 데다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상승과 물가 불안까지 겹쳤다.
최근 유럽 주요국에서 벌어진 시위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 방돔광장과 이탈리아 밀라노 등 주요 명품 거리에서 매장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으며, 관광 수요 위축 우려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주가 급락으로 명품기업들의 기업가치 평가 부담이 낮아졌지만, 프랑스 시위 확산 등 새로운 위험 요인 때문에 투자자들이 매수를 주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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