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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와 기울어진 운동장…"미디어도 산업으로 봐야"

장슬기 기자

입력 2026-10-30 14:51  

"낡은 규제 전면 개편해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미디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낡은 방송 규제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PTV와 케이블TV 등 기존 방송사업자를 규제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콘텐츠와 플랫폼을 아우르는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국회와 학계, 유료방송업계에서 OTT와 기존 방송 간 규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통합미디어법 제정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IPTV와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사업자는 허가와 재허가, 요금과 약관, 채널 편성 등 다양한 규제를 받는 반면, 글로벌 OTT 사업자에는 동일한 수준의 방송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영상 콘텐츠를 제공받지만 사업자별로 적용되는 규제는 크게 다른 셈이다.

지난 9월 한국IPTV방송협회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KT스카이라이프가 한국방송학회와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도 이러한 비대칭 규제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은 당시 "OTT와 유료방송 간 규제 형평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서비스와 채널 구성의 자율성을 높이고 방송과 통신, OTT를 아우르는 통합미디어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료방송업계는 기존의 사전규제 체계가 새로운 요금제와 결합상품 출시를 어렵게 하고, 콘텐츠 투자와 서비스 혁신까지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5월 국회에서 열린 '유료방송산업 진흥을 위한 규제 합리화 방안' 토론회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제기됐다.

발제를 맡은 박성순 서울예술대 교수는 유료방송을 국내 콘텐츠 가치사슬을 연결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평가하면서, "시장 구조 변화에 비해 규제 체계 개편이 뒤처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유료방송의 요금과 약관에 대한 사전규제를 신고 중심의 사후감독 체계로 전환하고, 사업자가 콘텐츠 기획과 투자, 유통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내 유료방송 산업의 위축이 방송사와 제작사,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 콘텐츠 생태계 전반의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IPTV방송협회는 규제 합리화가 단순히 유료방송사업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문제가 아니라 국내 콘텐츠 산업의 투자 선순환 구조를 회복하기 위한 과제라는 입장이다.

유용화 한국IPTV방송협회장은 정책토론회에서 "규제 합리화는 사업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내 미디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콘텐츠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회복해 이용자에게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필수적 토대"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도 제도 개선 논의에 착수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지난 8월 IPTV와 케이블TV, 위성방송사업자 등 14개 사업자가 참여하는 '유료방송 활성화 민관협의체'를 출범시켰다.

협의체에서는 요금, 약관 규제 개선과 디지털, AI 전환 지원, 콘텐츠 사용료 분쟁 해결 등을 주요 정책과제로 논의하고 있다.

다만 업계 이해관계자간 의견차이가 있어, 내용이나 개선 수준에 대해선 아직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사업자들은 부처의 적극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미디어업계 관계자는 "통합미디어법 논의를 계기로 방송의 공공성과 이용자 보호라는 기본 원칙은 유지하되, 사업자간 규제 형평성을 확보하고 국내 미디어 산업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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