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레이마니 장례 사실상 마무리…이란, '대미 비례 보복' 나서나(종합)

입력 2020-01-07 20:03   수정 2020-01-08 08:31

솔레이마니 장례 사실상 마무리…이란, '대미 비례 보복' 나서나(종합)
"이란 최고지도자 '같은 수위로 미국 직접 공격' 복수기준 지시"
"시리아·이라크 미군, 페르시아만 미군기지, 전세계 美외교관이 표적"




(서울·테헤란=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강훈상 특파원 = 미군의 폭격에 살해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장례식이 7일(현지시간) 그의 고향 이란 케르만주에서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이란의 향후 움직임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그가 사망한 뒤 이날까지 이란은 국장을 치르는 기간이었던 만큼 미국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구두로 예고했을 뿐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추모 기간이 끝나면 이란이 이번 암살을 보복하는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란 최고권력자인 아야톨라 알라 하메네이가 '가혹한 보복'을 지시한 만큼 이란 역시 엄포에 그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란의 여론과 민심을 고려할 때 미국에 군사적으로 보복하지 않으면 지도력 자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란에서 존경받고 인기가 높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충격적인 죽음에 이란 국민은 분노에 휩싸였다. 오히려 지도부에 미국에 대한 보복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신의 대리인' 하메네이, 피살 솔레이마니 장례서 '눈물' / 연합뉴스 (Yonhapnews)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피살 전까지 몇 주간 이어진 반정부 시위에서 표출된 집권 세력의 부패와 실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완전히 사라지고 전 국민이 한목소리로 미국을 규탄하고 복수를 촉구했다.
이제 이란이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 수위로 미국에 보복할 것인지가 초점이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6일 열린 이례적으로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를 찾아 미국에 '비례적이고 직접적인' 공격으로 보복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란 부대가 주체라는 것이 드러나도록 직접 미국 표적을 공격하라고 말했다고 이날 회의에 정통한 이란인 3명이 NYT에 전했다.
공격 대상과 강도에 대한 기준인 '비례적 보복'은 상대방의 공격에 동등하게 앙갚음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보복 지침'은 과거 이란의 해외 표적 공격 방식과는 상반된 것이다. 과거 이란은 자신들이 지원·육성한 대리군(軍) 배후에서 공격을 통제했다.
표적 공격 방식의 극적 전환은 솔레이마니 피살에 대한 이란의 거국적이고 강력한 분노에서 비롯됐다고 NYT는 분석했다.


이란 의회와 헌법수호위원회는 7일 긴급회의를 열어 역시 미국에 '비례적 대응'을 논의했다.
이란 군부의 거물이자 중동 내 역학관계의 영향력있는 '플레이어'였던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죽음에 정비례하는 타격을 미국에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발언 등 여러 정황을 고려해 ▲시리아·이라크 주둔 미군 ▲페르시아만(걸프해역)의 미군 기지나 군함·상선 ▲전 세계 미국 공관과 외교관 등을 목표물로 꼽았다.
또 이란이 미국과 '한 몸'으로 보는 이스라엘에 대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동시 공격도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7일 "미국에 보복할 13가지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라면서 "우리의 보복은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해 미국을 상대로 한 장기전을 예고했다.
이란 의회가 이날 미군 전체와 미 국방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것도 미국에 대한 군사 보복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미국도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폭격으로 살해한 근거가 그가 미국인과 미국 정부를 위협하는 '테러조직'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총책임자였다는 것이었다.
과거 표적 공습이나 암살 시도가 실패한 경험에 비추어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가 폭탄테러로 미국 민간인을 살상하는 '더 간단한' 전술을 쓰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한 이란 전문가는 2012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관광객 공격을 그 사례로 들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당국자들에 대한 보복에 실패하자 표적을 바꿔 불가리아에서 이스라엘 관광객이 탄 버스에 폭탄 공격을 저질렀다.
그러나 민간인 대상 범죄는 국제 여론을 악화할 수 있는 탓에 이란은 중동 내 미군이나 걸프 해역을 운항하는 미국의 선박이나 군함을 최우선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중동 주둔 미군을 표적으로 한다면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비중을 고려할 때 미군의 인명 피해가 상당한 규모라야 이란으로선 '비례적 대응'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이란의 보복 강도는 높을 공산이 크다.
이란 정부와 긴밀히 조율해 6일 장례식에서 연설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딸은 "중동 내 미군의 가족은 곧 자식의 죽음을 맞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시리아 대통령, 팔레스타인 하마스 지도자, 헤즈볼라 지도자를 모두 '나의 삼촌'이라고 부르면서 그들이 선친의 복수에 함께 할 것이라고 연설했다.
이란군의 직접 공격과 더불어 이른바 시아파 벨트(이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가자지구)의 친이란 무장조직이 국경을 초월해 친미 진영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 해군대학원대학교의 이란 전문가 아프숀 오스토바르는 "우리는 전인미답의 땅에 들어섰고, 이란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게 진실"이라며 "이란 자신도 계획을 알지 못하는 것 같지만, (분명한 것은)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금 피를 갈망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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