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홍콩계 PEF서 1.2조원 유치한다

입력 2020-09-04 01:33   수정 2020-09-04 01:35

신한금융지주가 홍콩계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베어링PEA로부터 총 1조2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다. 신한금융이 글로벌 PEF를 전략적 투자자로 영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잇단 인수합병으로 소진한 자본을 충당하고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4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어피너티와 베어링PEA를 상대로 한 3자배정 유상증자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어피너티와 베어링PEA가 각각 보통주 6000억원어치를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신한금융이 대규모 투자 유치에 나선 건 지난해 초 IMM프라이빗에쿼티를 상대로 70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한 지 1년6개월여 만이다. 사모펀드들은 국내 은행주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현재 0.36배 수준으로 수년 전 0.5~0.6배에 비해 크게 낮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은행주가 크게 하락한 영향이다. 어피너티와 베어링PEA는 3일 신한지주 종가(주당 3만원)에 약간의 할인율을 적용한 가격에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대로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이들은 각각 3.8~4.0% 수준의 신한금융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사외이사 자리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금융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9.92%)이다. 이어 블랙록(6.13%)과 우리사주조합(5.11%), BNP파리바(3.55%)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사실상 최대주주는 10~15%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재일 동포들”이라며 “여러 PEF의 영향력은 커지는 반면 지주회사 출범부터 함께했던 BNP파리바의 영향력은 점차 축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네오플럭스 등 연이은 대형 인수합병으로 약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려는 목적으로 투자 유치를 추진해왔다. 최근 금융감독 당국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주요 금융지주에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시아 전역에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PEF들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이 증권, 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가운데 해외에 공동 투자하는 등의 협업도 예상된다. 신한금융은 앞서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KKR 펀드에 2000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KKR은 지난달 진행된 신한금융 유상증자 입찰에도 참여했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사모펀드가 국내 금융지주에 투자하는 건 올 들어 두 번째다. 지난 6월에는 칼라일이 KB금융에 교환사채(EB) 방식으로 2400억원을 투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넘치는 데 반해 국내 금융지주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0.4배에 불과해 그 어느 때보다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대훈/김채연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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