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경제, 늦여름부터 빠르게 회복 … 증시·부동산 활황 보일 것"

입력 2021-01-19 17:07   수정 2021-01-20 01:4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기간 원격 학습 등에서 뒤처진 학생들이 추후 취업 경쟁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설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불평등이 지속되는 걸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공격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피넬로피 골드버그 미국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58·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작년 3월까지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냈다.

골드버그 교수는 “사회시스템 측면에서 이제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양극화를 뜻하는 K자형 경제의 양상 역시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예컨대 정보기술(IT) 및 전자상거래 부문은 팬데믹(세계적 전염병 대유행)이 끝나더라도 호황을 누리겠지만 상당수 현장 서비스 업종은 여전히 존폐를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선 비교적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당초 예상보다는 더디지만 코로나19 백신이 계속 보급되고 있는 만큼 올여름 끝무렵부터 전염병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억눌린 상품 및 서비스 수요를 감안할 때 경기 회복 속도가 매우 빠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특히 증시와 부동산, 자동차 등 실물 경제가 활황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역시 미국과 비슷한 회복 경로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골드버그 교수는 “경기가 급속히 회복한다고 해서 코로나19 기간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모두 구원을 받을 것이란 의미는 아니다”고 했다. 코로나19 이전의 실업률(작년 2월 기준 3.5%)로 복귀하기엔 갈 길이 멀 것이란 얘기다.

국가별로는 코로나19 확산 정도나 백신 보급 속도에 따라 명암이 갈릴 것으로 예측했다. 백신 보급이 가장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중남미 국가는 올해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백신 보급 속도는 느리지만 코로나19 타격이 심하지 않은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의 회복은 가시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 갈등과 관련해선 세계 경제를 위해 빨리 타협점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골드버그 교수는 “미·중 사이엔 지식재산권과 기술 이전, 국유기업, 시장 접근성 등 갈등을 빚고 있는 이슈가 많다”며 “두 강대국 간 대립이 양국은 물론 세계 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일부 국가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승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조 바이든 행정부에선 미·중 대립이 정부 주도형에서 민간 주도형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버그 교수는 중국을 겨냥해 “선진국이 밟은 길을 따라야 그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기후변화 대처와 불평등 해소, 인적 자본 투자, 기술 혁신 장려 등 과거 서방 국가들이 취했던 발전 단계를 밟아야 중국이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일 출범하는 바이든 정부에 대해선 “보호무역주의와 반(反)이민 등 국수주의적 정책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국제 공조가 깨졌고 냉전 시대 분위기가 재연됐다”며 “바이든은 다시 외교적 수단을 활용하고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골드버그 교수는
세계은행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수석이코노미스트

피넬로피 골드버그 예일대 교수는 그리스 출신으로 2018년 11월부터 작년 3월까지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냈다.

세계은행 내 모든 경제 분석 및 연구를 총괄하는 자리다. 여성으로선 세계은행 역사상 두 번째였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를 졸업한 뒤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땄다. 컬럼비아대와 프린스턴대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2011년부터 7년간 경제학 저널 ‘아메리칸 이코노믹 리뷰’ 편집위원장을 겸임했다. 개발도상국 경제 연구가 전문 분야다. 최근엔 미 보호무역주의 및 빈곤 문제 등에 큰 관심을 보였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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