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혁신상 휩쓴 기술, 국내에선 '그림의 떡'

입력 2022-01-09 17:43   수정 2022-01-10 01:12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에 마련된 SK 푸드트럭은 지난 5~7일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2’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스 중 하나였다. 이 부스의 메뉴 가운데 하나인 대체유단백질로 만든 아이스크림은 국내에서 먹을 수 없다. 콩고기를 제외한 대체단백질로 제조한 음식은 식품으로 분류되지 않아 판매할 방법이 없다. 해외에서는 대체식품이 환경 오염과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낡은 제도와 규제에 발목을 잡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체식품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헬스케어기업 덤테크는 피부에 붙이면 흑색종 등의 발병 가능성을 알려주는 유전자검사 패치로 CES 혁신상을 받았다. 이 서비스도 국내에서 경험할 수 없다. 기업이 병원을 거치지 않고 일반인에게 질병 관련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불법이다.

이번 CES에서 가장 주목받은 전시물 중 하나인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로봇도 국내에선 상용화가 힘들다. 도로교통법 등에 따르면 자율주행 로봇은 차로 분류돼 인도와 횡단보도를 다닐 수 없다.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해 특례를 인정받을 수 있지만, 로봇이 다닐 때마다 옆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 한컴그룹이 선보인 벌 모양 드론 등도 활용 범위를 넓히려면 고도 제한 등 수많은 규제를 해결해야 한다.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CES는 ‘혁신의 용광로’였다. 혁신가들은 다른 사람이 상상조차 못한 기술을 개발해 이를 제품으로 구현해냈다. 하지만 이들 기술 중 다수는 한국에서 불법이다. 낡은 규제와 수십 년 전 제정된 법 규정 때문이다.

문제는 낡은 규제가 혁신을 가로막는 일이 반복될수록 혁신가들이 한국을 떠나거나 새로운 시도를 포기한다는 사실이다. 다른 나라의 혁신가들은 저만치 앞서갈 가능성이 크다. 과거 원격진료를 금지한 국내 법제도 때문에 한국에서 서비스를 내놓지 못한 경험이 있는 네오펙트의 반호영 대표는 “다른 나라는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데 우리는 마차를 타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라스베이거스=이수빈/이주현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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