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원유 생산 30% 급감…최악 공급쇼크 올 것"

입력 2022-03-17 17:23   수정 2022-03-18 01:56

다음달부터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이 30%가량 급감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제재에 나선 서방 국가들이 잇따라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의 대치 국면이 장기화하면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기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점점 줄어드는 공급량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발표한 월례 보고서에서 4월부터 하루 300만 배럴의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는 세계 2위 원유 수출국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원유 생산량은 하루 약 1000만 배럴이었고, 이 가운데 절반을 수출했다.


IEA는 이미 러시아 원유 수출의 13%가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면서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지 않은 국가도 많다. 하지만 석유회사와 무역회사, 해운사들은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 기조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러시아와의 거래를 줄이고 있다. 러시아로서는 원유를 대폭 할인해서라도 수요처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지적이다.

IEA는 올해 세계 원유 공급량 예상치를 하루 9950만 배럴로 제시했다. 종전보다 하루 200만 배럴가량 하향 조정한 것이다. 세계 원유 공급이 축소되면서 에너지 가격은 폭등세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는 지난 1주일간 하락세를 보였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40% 이상 올랐다.

IEA는 “주요 산유국이 생산을 늘리지 않으면 에너지 공급 쇼크(충격)가 심해져 에너지 시장을 옥죄고 세계 경제를 짓누를 것”이라며 “에너지 시장은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의 공급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이어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심화하고 가계 구매력을 떨어뜨려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대체 공급 확보에 안간힘
세계 각국은 에너지 수급 안정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세계 에너지 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을 촉구했다.

다만 양측으로부터 원유 증산에 대한 약속을 받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슨 총리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증산 합의를 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우디와 얘기해보라”며 “사우디도 국제 원유·가스 시장 안정을 보장할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존슨 총리는 앞서 UAE의 실세로 꼽히는 무함마드 빈자예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회담 후 낸 성명에서는 “세계는 러시아 에너지 의존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우디와 UAE는 이런 노력에서 핵심적인 국제 파트너”라며 “우리는 이들과 함께 세계 에너지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존슨 총리는 세계가 러시아 원유와 가스 의존에서 벗어난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돈줄을 끊고 그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사우디와 UAE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가운데 원유 증산 능력을 갖춘 몇 안 되는 국가로 꼽힌다. 두 나라는 현재 하루 13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OPEC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회원국이기도 한 두 국가는 종전에 합의한 규모 이상의 증산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OPEC+는 지난해 8월부터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방침을 이어가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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