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 악재 겹쳤다…"삼겹살, '金金金겹살' 될 판" 비명

입력 2022-05-27 15:28   수정 2022-05-27 17:21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여파로 3월부터 40% 가까이 오른 돼지고기 가격에 물가 안정에 주력하던 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란 '복병'을 만났다.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로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ASF가 대규모로 확산될 경우 공급량 감소까지 맞물려 돼지고기 가격이 추가 급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6일 강원도 홍천에 있는 돼지 사육 농장(1175두 사육)에서 ASF가 발생해 살처분 등 방역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ASF 확산을 막기 위해 홍천군 돼지농장에서 사육 중인 4만1000두에 대한 정밀 검사에 나섰다. 이어 경기·강원 지역 축산시설에 28일까지 48시간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내렸다.

ASF는 4월부터 경기·강원 지역 야생 멧돼지에서 발견되면서 방역 조치가 이뤄져왔다. ASF가 사육 농가에서 발병한 것은 지난해 10월 강원도 인제 이후 7개월만이다. 국소적인 감염이 아닌 다수 농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감염이 이뤄진 것은 2019년 4분기로 이 기간 중 총 38만마리가 살처분돼 돼지고기 공급이 크게 줄기도 했다.


정부는 26일 밤 긴급가축방역상황회의를 열고 확산 억제에 나서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과 한화진 환경부 장관에게 "가용 자원을 총 동원해 방역 조치가 철저히 이행되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

2019년 수준의 대규모 발병은 아니지만 간헐적으로 발생해왔던 ASF 방역에 정부가 빠르게 대응하고 나선 것은 이미 국제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비 상승, 환율 상승과 수입 육류 수입 단가 상승 등으로 빠르게 상승 중인 돼지고기 가격에 ASF가 불을 붙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6일 기준 삼겹살 소비자가격은 kg당 2만9150원으로 3월4일(2만1510원)에 비해 36% 높아졌다. 산지 가격 역시 110kg당 59만8000원으로 올해 저점인 36만9000원(3월18일)에 비해 62%가 뛰었다.

현재까진 가격 상승 원인은 공급량 감소가 아닌 생산비 상승에 있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돼지 도축 마릿수는 629만 마리로 평년(600만 마리)보다 4.8% 많았다. 5월 기준으로도 152만 마리로 평년(143만 마리)에 비해 많은 수준이다. 반면 4월 배합사료 평균가격은 604.9원/kg로 2020년 대비 26.2%, 2021년 대비 15.2% 높아졌다. 여기에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에 따른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소위 삼겹살이 '금(金)겹살'이 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정부는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농가에 대한 특별사료구매자금 지원, 사료용 밀·옥수수 대체를 위한 겉보리·밀기울 할당물량 증량, 농·식품 부산물의 사료 지원화 확대 등 생산비 감축 정책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는 아직까진 ASF가 공급량 감소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27일 이번 ASF발생농가에서 사육되던 돼지 1175두는 국내 전체 돼지 사육두수(1169만두)의 0.01%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ASF가 추가 확산으로 이어질 경우 공급 두수 자체가 줄면서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생산비와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가격 상승세에 공급 감소까지 '3중 악재'가 겹치는 셈이다.

박홍식 농식품부 축산경영과장은 "과거 다른 축산 전염병 사례로 볼 때 공급량 감소가 10% 수준에 달해야 가격에 구조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ASF의 경우 축적된 방역 경험을 바탕으로 장기간 대규모 전파가 억제되고 있어 현재로서 공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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