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버스는 왔지만…"中·日 관광객은?" 목 빠지는 면세점

입력 2022-06-08 22:00   수정 2022-06-09 09:12


해외여행 빗장이 풀리면서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한국 면세점을 찾기 시작했다. 억눌려 있던 관광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내국인의 면세점 방문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다만 면세업계에선 방한 외국인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중국·일본인 관광객 회복이 더뎌 애태우고 있다.
면세점 앞에 2년 만에 대형관광버스 섰다
8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동남아 관광객 중심으로 단체 관광객 방한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는 지난 7일 말레이시아 단체관광객이 방문했다. 말레이시아에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하는 기업의 임직원 150여 명이 인센티브 단체관광(포상여행)을 위해 방한, 해당 점포를 찾은 것이다.

롯데면세점 측은 "동남아 관광객이 그동안 소규모 그룹으로 한국을 찾았으나 100명 이상의 대규모 인센티브 단체가 방문한 것은 2020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은 또한 이달 중 태국과 필리핀 단체고객이 방문할 예정이라 한동안 끊겼던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맞을 채비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 6일에는 태국인 단체 관광객 170여 명이 롯데면세점 제주점을 방문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전세기로 제주도를 찾은 첫 대규모 해외단체 여행객이다. 제주국제공항의 국제선 노선(제주~태국) 운영 재개와 함께 방한했다.


신라면세점은 영업을 중단한 제주점을 2년2개월 만에 재개점해 이들 태국인 단체관광객을 맞았다. 향후에도 신라면세점은 국제선 운항 계획에 맞춰 제주국제공항점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달에는 제주항공, 스쿠트항공 일정에 따라 주 3회 제주점을 운영하기로 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달 베트남과 태국의 인센티브 관광객을 2년 만에 명동점에서 맞았다. 베트남 의료기기 생산업체의 인센티브 관광객 30여 명이 지난달 27일 명동점을 찾았고, 같은날 태국 인센티브 관광객 20여 명이 쇼핑을 진행했다.


해외 여행사 등 관계자의 답사여행(팸투어)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2일과 5일 필리핀과 베트남 여행사 대표들이 신라면세점 서울점을 방문했다.
리오프닝 기대는 아직…"중국·일본이 관건"
코로나19 장기화 속 중국인 보따리상인 따이궁 외에는 '개점휴업' 상태였던 면세점들은 외국인 수요 회복을 고대하고 있다.

지난해 방한 외래관광객은 전년(2020년) 대비 75% 급감한 53만2588명에 그쳤다. 1984년 이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100만명 선을 밑돌았다.

자연히 면세점 실적도 쪼그라들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24조8586억원에 달했던 국내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17조8334억원까지 위축됐다.

다만 면세업계 안팎에서는 단기간에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방한 관광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 수요 회복을 현시점에서 크게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15~2021년 방한한 외국인 8014만 명 중 중국인이 37.3%, 일본인이 16.4%로 이들 국가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방한한 중국은 정부가 현지 코로나19 재확산을 고강도 봉쇄로 대응하고 있다. 상반기까지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여파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오 지난 4월 내국인 매출이 늘었지만 외국인 매출이 타격을 입어 면세점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9%(달러 기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월 면세점 매출 감소는 심천과 상하이 봉쇄 영향"이라며 "내국인 매출은 27% 늘었지만, 외국인 매출이 22%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경우 이달부터 해외 입국 인원 한도를 기존 하루 1만명에서 2만명으로 늘리기로 했으나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다.


국내 면세시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마감된 대기업 대상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입찰에 지원한 면세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한국면세점협회 집계 기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 57개였던 국내 면세점은 48개로 줄었다.

일례로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점을 올해를 마지막으로 문 닫기로 결정했다. 호텔롯데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코엑스점의 특허 갱신 심사 신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의 특허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이에 따라 코엑스점은 올 하반기 중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기로 한 결과로, 엔데믹(감염병 풍토병화) 전환 후에는 명동본점과 월드타워점에 집중하기로 했다.

다만 국내 여행객의 증가와 함께 점진적 실적 개선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의 2분기 매출은 1분기보다 증가할 것"이라며 "4월 매출이 부진했지만 격리 규제 해제에 따른 국제선 트래픽 반등으로 5~6월 시내점과 공항점 매출이 전월보다 증가하는 흐름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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