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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암호화폐거래소 FTX가 국내 2위 거래소 빗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FTX는 미국의 30세 암호화폐 억만장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창업한 세계 10위권 거래소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FTX가 빗썸을 인수하기 위해 지난 몇 달간 협상을 벌여왔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FTX와 FTX의 미국 자회사인 FTX US가 (빗썸을 비롯한 암호화폐기업 인수를 목적으로) 최근 신규 자본 조달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FTX와 빗썸은 모두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뱅크먼프리드는 루나·테라USD 대폭락과 쓰리애로우캐피털(3AC)·보이저디지털·셀시우스네트워크 등 암호화폐 ‘큰손’ 업체들의 잇단 파산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시장에 구제 금융을 지원하고 지분을 사들이며 업계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 FTX는 지난달 캐나다 암호화폐거래소 비트보를 인수한 데 이어 이달 초엔 미국의 대형 암호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를 2억4000만달러의 가격 상한 내에서 인수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23일(현지시간)에는 파산 절차에 들어간 보이저디지털 이용자들이 보이저에 묶여있는 자산을 출금할 수 있도록 FTX에 계좌를 터주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앞서 알라메다를 통해 이 회사에 2억달러 규모 달러/USDC와 비트코인 15000개를 대출해줬다. 블룸버그는 "뱅크먼프리드는 암호화폐 시장 붕괴를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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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먼프리드가 빗썸 인수를 검토하는 것도 FTX의 글로벌 영향력을 넓히려는 노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 암호화폐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데다 국내 대형 거래소들은 엄격한 규제를 준수하고 있어 시장이 쪼그라든 틈을 타 사업을 확장하려는 FTX 입장에선 좋은 인수 대상일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전반의 관측이다. FTX는 대표적 조세회피처인 바하마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다 해외 거래소가 빗썸을 인수할 경우 정부의 외화 관리에도 구멍이 날 수밖에 없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한국 정부는 자본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으며 (FTX가 빗썸을 인수할 경우) 암호화폐를 통한 외국 자본 유입이 가능해져 통제권을 상실할 수 있다”며 인수가 불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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