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변 빼곡 채운 암표상…"티켓 사러 새벽부터 나왔어요" [여기는 마스터스!]

입력 2023-04-04 06:10   수정 2023-04-04 09:24



"연습라운드 티켓 삽니다. 정규대회 뱃지 삽니다."

3일(현지시간) 오전 6시 30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로 가는 도로 양 옆에는 이같은 팻말이 빼곡했다.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시간이었지만 직접 나와 팻말을 흔드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이날 연습라운드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마스터스 위크'의 시작을 알리는 풍경이었다.

올해 메이저 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마스터스는 골프팬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대회로 꼽힌다. 1년에 단 한 번, 철저한 회원제로 운영되는 신비주의 클럽 오거스타 내셔널GC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현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골퍼 89명 만이 출전하는 '명인열전'이기 때문이다.

마스터스 티켓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와 맞먹는다. 오거스타 내셔널GC가 처음 마스터스 대회를 시작한 것은 1934년. 당시에는 티켓이 잘 팔리지 않아 오거스타 내셔널GC가 지역의 호텔이나 기업 등에 입장권 판매를 '읍소'하기도 했다. 어려운 시절, 마스터스의 티켓을 구입한 사람들은 대회 개최를 도와준 가장 중요한 존재였다. 이를 잊지 않기 위해 마스터스는 관람객들을 '갤러리'가 아닌 '패트론(후원자)'라고 부른다.

해마다 입장권을 일반 팬들에게 판매하는 여타 대회들과 달리, 오거스타 내셔널GC는 입장권 구입 자격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티켓을 판매한다. 문제는 이 자격을 가진 '패트론리스트'가 1972년 마감돼버렸다는 점이다. 기존의 패트론리스트에서 탈퇴하는 사람이 생겨야 다음 대기자에게 가입기회가 생기지만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나마 연습라운드 입장권은 사전에 온라인 접수 후 판매한다. 현장 판매는 단 한장도 없다.



때문에 마스터스 티켓은 온라인 티켓 경매나 암표상을 통해서나 구할 수 있다. 마스터스 티켓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먼 곳에서 직접 달려와 새벽부터 대기하는 수고도 문제되지 않는다. 오거스타 다운타운의 도로변에서 아침부터 팻말을 흔들고 있던 한 남성은 "마스터스 티켓을 구하기 위해 앨라배마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기자에게 "마스터스 티켓이 있느냐. 정말 부럽다. 얼마에 살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암표값은 매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특히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 등의 '빅샷'이 출전하거나 이들의 선전이 예상될 경우 순식간에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올해도 우즈의 출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티켓값은 역대 최고치를 넘어서고 있다. 세컨더리 마켓 사이트 스텁허브에 따르면 마지막 공식연습일인 수요일용 티켓은 3일 오후 4시 현재 4000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공식가격인 80달러의 5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2000달러 대에 거래됐던 2019년에 비해서는 두배 가량 뛰었다. 마스터스 1~4라운드 전일 입장권은 2만60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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