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중고거래까지 떴다…가격 논란 해명한 파이브가이즈

입력 2023-06-28 15:58   수정 2023-06-28 17:32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주도해 국내 론칭한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가 현지보다 비싸다는 가격 논란에 대해 28일 해명을 내놨다.

미국 뉴욕주 소재 매장보다 국내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국내 운영사는 "본사 소재지 버지니아주 직영점보다 저렴하다"고 밝혔다. '미국 3대 버거'로 불리는 파이브가이즈는 개점 첫날 반나절 만에 700명 넘는 인파가 몰리고 중고거래 플랫폼에 판매글이 올라올 정도로 초기 흥행에 성공했으나 가격 논란이 일었다.
에프지코리아 "美 1500개 매장 값 상이…본사 소재지 직영점보다는 낮아"

파이브가이즈 국내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는 "국내 가격이 미국 뉴욕주 소재 점포보다 비싸다" 언론 보도와 관련해 "본사 소재지인 버지니아주 직영점을 기준으로는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한화갤러리아 자회사인 에프지코리아는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파이브가이즈 강남점 1호점을 열며 국내에 브랜드를 선보였다. 에프지코리아는 개점에 앞서 22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국내 1호점 가격 정책에 대해 "미국 본토보다 13%, 홍콩보다 17% 저렴하게 책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내 경쟁 버거 브랜드보다 파이브가이즈 국내 가격이 10~15% 비싼 것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미국 뉴욕주 소재 매장을 비롯한 일부 매장 가격은 국내보다 저렴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에프지코리아는 "미국은 각 주마다 세금과 인건비가 상이하기 때문에 미 파이브가이즈 모든 매장은 제품 가격이 다를 수 밖에 없다"면서 간담회에서 언급한 미국 본토는 미 본사 소재지인 버지니아주 직영점을 기준으로 밝힌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가맹점이 다수인 미국 파이브가이즈의 경우 가맹점에 ‘가격 자율권’이 있기 때문에 매장별로 가격이 다른 것은 불가피한 부분이라는 게 에프지코리아 측 입장이다.

에프지코리아는 "미국 1500여개 매장의 메뉴 가격이 모두 다른 상황"이라며 "미국 본사와 여러 논의 끝에 본사 직영점이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지적처럼 미국 특정 매장과 비교했을 때 저렴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각 주의 특성과 매장 운영 형태에 따라 다른 것으로 일부러 비싼 지역을 샘플로 잡아 꼼수 홍보 또는 고객 기만을 했다는 등의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에프지코리아가 기준으로 삼은 버지니아 본사 직영점과 유동인구가 많은 현지 점포의 28일 기준 가격을 제시했다. 에프지코리아 가격 비교표에 따르면 국내 1호점의 파이브가이즈 치즈버거(1만4900원)와 감자튀김(리틀 프라이 기준 6900원), 탄산음료(3900원) 구매시 합계 금액은 2만5700원이다. 원·달러 환율 1300원 기준 같은 구성의 미 버지니아주 직영점 평균 가격은 2만9666원이었다. 치즈버거(1만6546원), 감자튀김(7940원), 탄산음료(5180원)이 10~25%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예시로 든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로스앤젤레스(LA)·샌프란시스코 소재 매장과 워싱턴 DC 매장, 뉴욕시 타임스퀘어 소재 매장 모두 합계 금액이 5~11% 저렴하다고 전했다.


'미국 3대 버거'로 불리는 파이브가이즈는 주문이 들어오면 신선한 재료로 조리해 매장 주방에 냉동고와 타이머, 전자레인지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0년대 초 가맹사업을 시작해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으로 글로벌 매장을 늘려왔다. 아시아에서는 홍콩, 싱가포르, 중국, 말레이시아, 마카오에 이어 한국이 여섯번째다. 현재 23개 국가에서 18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에프지코리아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제품과 동일한 품질의 메뉴를 국내에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8가지 종류 버거와 15가지 토핑을 조합해 최대 25만가지 스타일 버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반나절 만에 700명 몰리고 10만원 중고거래 글까지 떴다
이같은 가격 논란에도 불구하고 파이브가이즈는 초기 흥행에 성공한 모습이다.

개점 첫날인 26일 1호점 앞에는 비가 오는 날씨에도 이른 아침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줄이 길게 늘어졌다. 오전에만 700명 이상이 매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에프지코리아에 따르면 1호 고객인 윤모씨는 전날 밤 11시부터 줄을 서 첫 번째 고객이 됐다. 매장 개점 시간(오전 11시)까지 한나절을 기다린 것. 윤 씨는 "외국에서 파이브가이즈를 처음 먹었다. 국내에 매장이 생긴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왔다"고 말했다.

개점 첫날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웃돈을 붙인 파이브가이즈 버거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당 판매자는 기본 치즈버거 2개에 올 토핑 감자튀김 라지(사이즈)의 가격을 10만원으로 책정했다. 약 6만원의 웃돈이 붙은 셈이다.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 강남대로에 자리잡은 파이브가이즈 1호점은 2개 층, 연면적 588㎡ 규모다.

파이브가이즈의 등판으로 다시 한 번 강남대로 상권 '프리미엄 버거 대전'이 가열될 전망이다. 파이브가이즈는 세트 메뉴가 따로 없고 가장 저렴한 버거와 감자튀김, 탄산음료만 구매해도 2만원이 넘는다. 경쟁 브랜드보다 10%가량 비싼 가격인 상황에서 초기 흥행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강남대로 상권은 수제버거 유행을 재점화한 미국 동부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을 비롯해 주요 외식 브랜드들 매장이 둥지를 튼 '핫'한 상권이다. 파이브가이즈 1호점은 bhc그룹이 운영하는 미국 버거 브랜드 '슈퍼두퍼' 1호점에서 직선거리로 300m 떨어져 있다.

업계에선 당분간 신규 사업자 진입 속에 '옥석 가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오바마 버거'로 불리며 주목받은 미국 '굿스터프이터리'는 지난해 10월 개점한 지 5개월 만에 강남대로 상권에서 철수한 바 있다.
줄 잇는 '프리미엄 햄버거'…외식물가 고공행진

이같이 프리미엄 햄버거의 등판이 이어진 점은 외식 물가 고공행진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올 들어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 단품 햄버거도 5000원짜리 한 장으로 사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햄버거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10.3%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4월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폭은 17.1%에 달해 2004년 7월(19%) 이후 1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주요 프랜차이즈들 가격 인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각 햄버거 브랜드는 지난해 두어차례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올해도 가격 인상을 이어갔다. 올 들어 맥도날드, 노브랜드, 롯데리아, KFC, 버거킹, 맘스터치 등 주요 브랜드가 줄줄이 값을 올렸다. 각사 대표 제품인 맥도날드의 빅맥 단품 가격이 5000원을 넘었고 버거킹 와퍼 가격도 7000원을 뚫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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