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주 랠리 시작됐다는데…내 계좌는 왜 이러나

입력 2023-11-13 07:00  


게임주가 모처럼 활짝 웃고 있다. 일부 게임사가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하자 업종 전반에 온기가 퍼지는 분위기다. 공매도·고금리 등 투자심리를 짓누르던 외부 요인의 영향력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 다만 신작 계획을 미룬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를 바라보는 투자자의 시선은 여전히 차가운 상황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6~10일) 증시에선 게임주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 기간 컴투스홀딩스는 44.08% 급등했다. 위메이드는 40.76% 올랐다. 두 기업은 그간의 부진을 딛고, 3분기 나란히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KRX 게임 K-뉴딜지수'도 8.2% 올랐다. KRX 테마 지수 중 가장 많이 올랐다.

공매도 금지에 대한 기대감도 이들의 주가에 불을 붙였다. 시가총액 기준 상위 6개 게임사(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의 연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2021년 6.3%에서 올해 13.5%로 두 배 이상 급증한 상황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한시적 공매도 금지로 게임 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봤다.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게임주에 긍정적이다. 게임주와 같은 성장주는 안전자산의 가치가 높아질 때,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지난달 말 5%에 육박했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최근 4.5%대에 머무르고 있다.

게임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돼있지만, 주가가 오히려 떨어진 종목이 있다. 펄어비스다. 이번 주 5거래일간 10.48% 하락했다. 오랫동안 신작을 출시하지 않아 실적이 부진했던 탓이다. 펄어비스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1% 급감했다. 매출액은 849억원으로 12.7% 줄었다.

펄어비스의 실적에 대해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기대치를 큰 폭으로 밑돌았다"며 "PC 게임 콘텐츠 업데이트의 효과가 예상보다 부진해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9월부터 검은사막의 트래픽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4분기부턴 신작 관련 마케팅비가 발생해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펄어비스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증권사도 있었다. 신작 '붉은 사막'의 출시 시기가 2025년 이후로 미뤄졌다는 이유에서다. 메리츠증권은 펄어비스에 목표가 '4만원'과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현재 주가인 4만3350원에 비해 7.7% 낮은 수준이어서 사실상 '매도'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증권사 이효진 연구원은 "2018년 검은사막 모바일 버전이 출시된 후 펄어비스는 아직 신작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붉은 사막 출시 시기가 미뤄지며 내년 펄어비스의 적자 폭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붉은 사막은 긍정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나 출시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며 "회사의 계획은 신뢰를 잃었고,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주가 모멘텀은 없다"고 혹평했다.

지난 9일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붉은 사막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정확한 출시 시기를 공유하기 어렵다. 너무 늦지 않게 개발을 마무리하고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펄어비스와 함께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증권가의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된 후 삼성증권, 유진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은 목표가를 낮췄다. KB증권, 유진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은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계획했던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가디스오더' 글로벌 출시와 '오딘' 북미 출시 일정은 내년 상반기로 지연됐다"며 "기존 게임들의 짧아진 수명을 감안하면 신작들의 연이은 흥행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게임 업계 전반으로 봤을 때, 내년은 긍정적인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게임사가 강점을 가진 모바일 게임 시장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네오위즈의 'P의 거짓',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 등 글로벌 시장에서 국산 게임이 게임성을 인정받은 점도 긍정적이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외부 변수가 없는 한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 기조는 회복될 것"이라며 "모바일을 주 플랫폼으로 하는 국내 게임사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콘솔, PC 게임 시장에서 국내 게임사들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스텔라 블레이드', '더 파이널스', '다크 앤 다커' 등 글로벌 유저들의 관심을 받는 PC, 콘솔 게임이 늘어나고 있다"고 호평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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