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의 조건, 이젠 컬처시티 경쟁

입력 2024-02-25 18:27   수정 2024-02-26 01:26


‘세계화는 끝났다. 새로운 세계 질서는 무엇이 재편할 것인가.’

글로벌 무역과 정보기술(IT)이 주도한 세계화 속도가 둔화하는 가운데 각국이 고심하는 화두다. 20세기는 세계화의 시대였다. 인류의 모든 문명이 자본과 기술을 가진 소수 국가에 의해 하나의 체계로 수렴했다. 국가 간 경계와 문화적 다양성은 자연스럽게 흐려졌다. 세계화는 ‘위기의 세계화’이기도 했다. 2008년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이 결정적 증거다.

‘그다음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각국은 문화예술에서 찾고 있다. 숫자가 보여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세계 예술시장 규모는 2022년 4410억달러(약 588조원)에서 지난해 5795억달러(약 772조원)로 커졌다. 박물관과 공연장, 문화예술 관련 축제와 박람회 등을 합친 수치다. 세계 반도체시장 규모(약 800조원)에 육박한다.

코로나 팬데믹은 ‘문화예술이 미래의 핵심 자본이자 국격을 좌우하는 힘’이라는 믿음을 국경을 넘어 퍼뜨린 도화선이 됐다. 2021년 전 세계에 등장한 문화 시설 관련 프로젝트는 211건, 총금액은 112억달러를 넘어섰다. 2022년엔 150억달러 이상 규모의 문화예술 시설이 전 세계 도시에 들어섰다.

문화전쟁엔 국경이 없다. 석유로 막대한 부를 쌓은 중동은 이제 마천루 경쟁에서 벗어나 미술관과 박물관, 콘서트홀 등 문화예술 인프라 투자에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이미 탄탄한 문화예술 인프라를 갖춘 미국과 유럽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새로 지어진 문화예술 시설 투자 중 상위 3개는 미국 플로리다의 올랜도 필립스공연예술센터(약 8128억원),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박물관(약 7675억원), 미국 뉴욕 링컨센터 데이비드 게펜홀(약 7328억원)이었다. 영국은 맨체스터에 지난해 300억원을 투자한 다목적 예술 공연장 아비바스튜디오를 개관했다. 현대미술의 보고인 런던 테이트모던 개관(2000년) 이후 최대 규모 예술 부문 투자였다. 미국 뉴저지주 북부 저지시티는 북미 지역 최초로 프랑스 퐁피두센터 분관을 유치해 2026년 개관을 앞두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창간 60주년을 맞아 ‘세계 도시는 문화전쟁 중’ 기획을 연재한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이 왜 문화산업에 집중하는지 분석하고 예술로 국격을 높이는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전달할 예정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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