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저가 전기차에 빗장 거나…"무역전쟁 땐 현대차 수혜"

입력 2024-03-01 18:23   수정 2024-03-11 16:56


“중국 정부의 힘과 자금에 힘입어 엄청나게 싼 중국산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들어오면 미국 자동차업계는 멸종을 맞을 수도 있다.”

지난달 24일 미국제조업연맹(AAM)이 발표한 보고서의 서문이다. 발표 전날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BYD(비야디)가 내놓은 전기차 ‘돌핀’ 가격은 미국 자동차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1만3900달러(약 1800만원)로 테슬라의 가장 저렴한 전기차 ‘모델3’의 3분의 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은 “미국인들이 (돌핀을) 핫케이크처럼 먹어 치울 것”이란 우려를 쏟아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커넥티드카 조사에 착수한 것은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중국산 차량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사실상 ‘0%’다. 그러나 BYD가 미국에 낮은 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멕시코에 제조공장 설립을 추진 중인 만큼 중국차의 미국 진출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사가 철강·반도체에 이은 또 다른 ‘무역전쟁’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내수 포화에 해외로 뻗는 중국車
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재무부 관료들은 글로벌 무역시장에서 중국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야로 전기차를 꼽았다. 과잉 생산된 중국 전기차들이 국제시장에 헐값에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근 5년간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무서운 속도로 증가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18년 내수 판매 대수(2798만8000대)의 3.1%(89만1000대)에 불과하던 중국의 수출 대수가 지난해 491만 대로 4.5배 증가했다. 내수 판매(2518만4000대) 대비 비율도 19.5%로 늘었다.

내수 판매는 오히려 줄었다. 중국 내수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자 중국 차량 제조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전문가포럼은 “지난해 중국 자동차업계는 생산·판매·수출 측면에서 모두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며 “다만 내수 위주 기업의 실적은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에서는 이미 중국산 차량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슈미트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0.1%였던 중국산 차량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023년 2.8%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전기차 점유율은 0.5%에서 8.2%로 급등했다. 유럽연합(EU) 당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산 전기차 반보조금 조사에 들어갔다.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중국산 전기차의 미국·유럽 시장 진출이 막히면 현대자동차·기아 등 한국 업체들이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멕시코, 중국車 우회 관문 되나
미국 자동차업계는 멕시코를 중국산 자동차가 미국으로 유입하는 ‘우회 관문’으로 지목하고 있다. AAM은 보고서에서 “중국 기업들이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MSCA)에 따라 유리한 관세를 통해 미국에 접근할 수 있는 멕시코 공장에 막대한 돈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AAM에 따르면 2022년 중국의 대(對)멕시코 외국인직접투자(FDI)는 4년 전보다 126% 늘어난 9억4000만달러(약 1조2500억원)에 달했다.

미국 의회는 이런 점을 감안해 중국 자동차 제조사가 생산한 자동차라면 제조 지역에 관계없이 125%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최근 발의했다. 법안을 발의한 조시 홀리 상원의원(공화·미주리)은 “중국 제조사가 멕시코 같은 다른 나라를 뒷문으로 이용해 (수출해도) 관세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은 중국산 자동차에 27.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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