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나쁜 일이라도 확실하게 일어날 것들은 스트레스가 덜해

입력 2024-03-22 18:46   수정 2024-03-23 01:06

현대인은 늘 불안감에 시달린다. 가만 생각해보면 별다른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크게 걱정할 일이 없는데도,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여 살고 있다. 불안의 원인은 ‘불확실성’이다. 기후 온난화로 인한 재난, 도저히 끝날 것 같지 않은 경제 위기, 확산하고 있는 비관론 그리고 양극화로 인해 들끓는 분노와 갈등 등 세계는 지금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시기에 살아가야만 하는 현대인들은 필연적으로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절망의 감정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는 자극적인 뉴스와 암울한 미래 예측이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오염시키고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어떻게 우리는 정신적 강인함을 되찾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살 수 있을까?

과거 어느 때보다 마음 건강이 더욱 중요해진 시대에 독일에서는 3월 초 출간된 책 <고개 들어!(Kopf hoch!)>의 인기가 뜨겁다. 저명한 뇌신경과학자이면서 정신과 전문의로, 스트레스와 정신적인 피로감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마음 건강을 회복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는 폴커 부슈 박사는 책을 통해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일상의 여러 심리적 위협을 이겨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뇌신경과학의 관점에서 ‘정신 면역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하면서, 쉽고 재미있게 감정과 마음을 관리할 수 있는 전략을 알려준다. 정신 면역체계는 머릿속 세상을 바로잡아주고, 부정적인 생각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준다. 두려움을 줄여주고, 행동할 수 있는 용기를 주며, 웃음과 행복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놀라운 자기방어 시스템이다.


부슈 박사는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에서 시행한 한 실험을 소개한다.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불쾌한 전기 충격을 받아야만 했다. 전기 충격을 미리 예고받은 참가자들은 비교적 침착하게 반응했다. 강한 전기 충격을 가하더라도, 전기 충격이 있으리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는 경우 스트레스는 심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기 충격이 언제 닥칠지 모를 때는 아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약한 전기 충격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은 전류의 세기가 아니라 어떤 일이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었다. 사람들은 ‘확실하게 일어날’ 나쁜 사건보다 ‘일어날지도 모르는’ 나쁜 사건에 더욱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연착되는 기차를 기다리는 플랫폼에서 승객들은 지연된 열차가 30분 후에 올지 1시간 후에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더욱 화가 난다. 유방암이 의심되는 여성 그룹에서는 종양 조직검사 결과가 아직 불분명할 때 불안감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차라리 악성 종양으로 판정되더라도 결과를 확인하는 순간에는 스트레스가 오히려 감소했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뉴스에 방어막을 치고 평정심을 잃지 않는 방법부터 긍정적인 삶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유머와 재치를 고양하는 방법까지, 책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우리의 정신적 배터리가 고갈돼 갈 때, 그것을 다시 충전해주는 방법으로 안내한다.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장하면서 결국 인생 전체를 망치게 만드는 오버싱킹 늪에서 벗어나 미래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심리적 처방전도 함께 소개한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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