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맞아야 잘 돼"…한 집안 '가스라이팅'한 50대 승려

입력 2024-04-14 13:23   수정 2024-04-14 13:59


한 30대 남성의 가정을 '가스 라이팅'(정신적 지배)하고 이 가정의 아이를 학대한 50대 승려와 40대 여성이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형사 3단독 황해철 판사)은 특수상해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52·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폭행 혐의로 기소된 B 씨(48)에게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승려인 A씨는 2018년 5월 중순 한날 오후 1시께 강원 원주시의 모 법당에서 C씨(39·남)의 허벅지를 1m 길이의 둔기로 약 15회 때린 혐의를 받았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당시 C씨에게 '직원들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맞는 모습을 보여야 운영하는 식당도 잘되고 직원들도 잘 따른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폭력을 가했다.

A씨는 C씨의 아들 F군(6)에게도 회초리를 들었다. A씨는 앞선 사건과 비슷한 시기 같은 법당에서 F군의 종아리를 지름 1㎝, 길이 50㎝ 정도의 회초리로 약 10차례 때렸다.

A씨와 함께 법당을 운영하는 B씨도 이들 가족 구성원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B씨는 2020년 5월 초순 한날 C씨의 아내 D씨(29)가 운영하는 원주시 모 식당을 찾았다. 그 자리에서 D씨의 얼굴을 약 20차례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D씨는 'B씨가 식당 주방에서 얼굴을 10회가량 때리고, 홀에서 재차 자신의 얼굴을 10회가량 때렸다'고 수사 기관에 진술했다. 재판 과정에서 B씨의 범행 이유는 D씨가 평소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았다는 점 등으로 밝혀졌다.

다만 B씨 측은 20번이 아니라 3번 때렸다고 주장했으나, 황 판사는 D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황 판사는 "피고인들은 2017년 1월쯤 가정문제 등에 대한 점을 보기 위해 찾아온 피해자들을 알았다”면서 “그 무렵부터 피해자들을 정신적으로 지배하게 됐고, 피해자들의 재산과 운영하는 식당, 자녀교육 등에 지나치게 깊게 관여하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 A씨에게 동종 전력이 없고, 피고인 B씨에게는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과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B씨의 형량엔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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