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17'이 런던 프리미어와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봉준호 신작 '미키17'은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돼 15일(현지시간) 베를리날래 팔라스트에서 2000여명의 관객이 보는가운데 공개됐다.
'미키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바탕으로 로버트 패틴슨과 스티븐 연, 나오미 아키에,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등이 출연했다.

이날 관객들은 137분의 '미키17'을 관람한 후 모두 기립박수를 쳤다.
봉 감독은 상영이 끝난 뒤 "인간 프린팅이라는 개념에 매료됐다. 그 자체로 이미 비인간적이고 슬픔과 코미디가 함께 있는데 그 속에서 어떤 드라마를 발전시켜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각색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인공 로버트 패틴슨에 대해 "이 사람을 계속 출력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출력되기 좋은 느낌이랄까"라며 재치있게 언급했다.
외신들은 봉 감독의 독창적인 세계관을주목하며 해당 작품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잇따라 전했다. “이론의 여지 없이 엄청나게 즐거운 영화. 세상 어떤 블록버스터와도 닮지 않은 신기한 스펙터클”(Time Out), “'기생충' 이후 오랜 기다림에 답한 봉준호 감독의 신작은 그 독특함이 뿌듯할 정도”(Screen International), “봉준호 감독의 영어 영화 중 단연코 최고이자 가장 밀도 높다. 그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증거”(IndieWire), “봉준호 감독이 또 해냈다” (The Nerds of Color) 등의 반응이 있었다.

또 봉 감독 특유의 풍자와 유머 속 담겨 있는, 심도 있고 날카로운 메시지에 대한 찬사도 이어지고 있다. 외신과 관객들은 “'기생충'이 계급주의와 불평등의 뿌리가 자본주의라는 것을 보여주었다면, '미키 17'에서 봉준호는 자본주의가 인간성을 앗아간 미래를 즐겁지만 날카롭고 아프게 들여다본다”(Discussing Film), “인간의 본성부터 식민주의, 계급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담고 있다. 꼭 극장에서 봐야 할 대작”(BFI), “스릴 넘치고 다채로운 사회 비평”(X_Luiz Fer*******), “웃기고, 격렬하고, 때로는 가슴이 아프기도 한, 현 시대의 자본주의와 현실에 대한 완벽한 우화” (Adam McKay 감독)라고 평가했다.
이어 “로버트 패틴슨은 봉준호 감독의 미친 SF 우화 속에서 코미디의 금메달급 연기를 보여준다”(THE WRAP), “로버트 패틴슨 최고의 연기. 끊임없이, 예상치 못한, 가장 즐거운 방법으로 연기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 같은 패틴슨은 '미키 17'에서 모든 틀에서 해방된 채 연기한다”(Independent UK) 등 로버트 패틴슨 필모 상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메타크리틱에 따르면 '미키 17'은 100점 만점에 74점의 평론가 점수를 받았다. 미국과 영국 등 해외 매체의 평론가 15명이 매긴 점수의 평균치를 낸 것으로, 이 가운데 10명은 긍정적(75∼100점), 5명은 중립적(40∼74점) 반응을 내놨다. 현재까지 부정적(0∼39점)인 평가를 한 사람은 없다.
91점을 준 미국 영화 매체 인디와이어는 "단순히 봉준호가 자본주의를 증오한다는 걸 보여주는 '또 하나'의 걸작이 아니다"라며 "봉준호가 얼마나 인간을 사랑하는지 보여주는 '첫 번째' 영화"라고 극찬했다.
매체중 가장 낮은 점수인40점을 준 BBC는 "봉준호 감독의 작품으로서는 심각하게 실망스러운 영화"라며 "어떤 접근 방식을 취하고 싶은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개봉이 계속 지연된 이유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 작품은 개봉을 열흘 앞두고 국내 박스오피스 전체 예매율 1위에 오르며 국내 관객들의 뜨거운 기대감을 입증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미키 17'은 17일 오전 7시 기준 예매율 24.1%(4만3788명)를 달성하며 전체 예매율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동시기 경쟁작인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보다도 높은 예매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날 '미키17'은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연다. 이에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조로 달아오르고 있다. 오는 28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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