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은 1일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0.5%로 제시했다. 올해 1월 전망치(1.1%) 대비 0.6%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내년 실질 GDP 증가율 전망치는 1.0%에서 0.7%로 낮췄다. 일본은행은 “각국 통상 정책 영향으로 해외 경제가 둔화해 자국 기업 수익 등도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완화적 금융 환경에도 성장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 기준금리를 연 0.5%로 인상한 뒤 3월에 이어 2회 연속 동결했다. 일본은행은 다만 “경제와 물가 전망이 실현되면 계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기존 인상 기조는 유지했다. NHK는 미국의 관세 조치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일본은행이 경제·물가 영향을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신선식품 제외) 상승률은 올해 2.2%, 내년 1.7%로 전망했다. 1월 전망치 대비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낮췄다. 일본은행은 “성장 속도 둔화로 물가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이후 성장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인력 부족으로 점차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에다 총재는 ‘물가 2%’ 목표 달성 시기가 “다소 지연되고 있다”면서도 다음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반드시 지연되는 것은 아니다. 향후 데이터에 따라 앞당겨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일본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관측이 후퇴해 엔·달러 환율이 급등(엔화 가치 하락)했다. 이날 한때 달러당 144엔대 후반으로 치솟으며 하루 만에 달러당 2엔가량 올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행이 경제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하향 수정해 조기 기준금리 인상 관측이 후퇴함에 따라 엔화 매도세가 확산했다”고 분석했다.
관건은 미·일 관세 협상이다.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일 워싱턴DC에서 2차 관세 협상을 했다. 일본은 관세 철폐 카드로 미국 자동차·농산물·에너지 수입 확대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미·일 협상단은 지난달 16일 워싱턴DC에서 처음 만나 탐색전을 벌였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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