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전기차를 구매한 기업은 법인세 부담이 더 낮아질 전망이다. 기업이 전기차를 구매할 때 비용 처리할 수 있는 연간 한도를 800만원에서 더 늘려주는 방식을 추진 중이다. 기업의 전기차 구매를 촉진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다.
2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기업이 법인용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감가상각비 비용처리(손금) 인정 한도를 상향하는 방안을 2027년 세법개정안에 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업무용 승용차는 차량 가격을 5년에 걸쳐 균등하게 비용 처리하는 ‘정액법’을 적용한다. 원칙적으로는 차량 가격의 연 20%, 연간 800만원 한도로 감가상각비로 비용 처리하는 구조다. 고가 차량일수록 실제 비용 처리 기간이 길어진다.
예컨대 기업이 1억원짜리 차량을 구매하면 회계상으로는 매년 2000만원씩 감가상각해야 하지만 세법상 비용 인정은 800만원에 그친다. 남은 금액은 이후 연도로 넘겨 처리해야 해 실제 비용 처리 기간이 10년 이상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전기차에 한해 비용처리 한도를 높여 기업의 구매 부담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전기차는 일반 내연차보다 가격이 높은 경우가 많아 현행 제도에서는 세 혜택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한도가 확대되면 기업은 차량 구매 비용을 더 많이 비용 처리할 수 있게 되고, 그만큼 법인세 부담도 줄어든다.
전기차 구매 혜택을 넓히는 것은 2030년까지 신차 보급량의 40%를 전기차·수소차로 채운다는 정부 목표를 뒷받침하기 위한 일환이다. 기후환경에너지부는 이 같은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2035년까지 경찰차를 100% 전기차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경찰차는 1만 7000여대다. 정부는 이번 세법 개편으로 기업의 법인차 구매 수요도 촉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전기차 감가상각비 인정 한도를 어느 수준까지 높일지를 놓고 막판 검토를 하고 있다. 감가상각 한도를 어느 수준까지 높일지를 두고 막판 검토를 하고 있다. 한도를 과도하게 높일 경우 고가 전기차를 활용한 법인차 절세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수입 고급 승용차를 활용한 절세 논란이 반복될 수 있어서다.
과거에는 연간 차량구입액의 20% 한도까지 전액 비용 인정이 가능했다. 5억원어치 고급 차량을 구매할 경우 연간 1억원까지 감가상각비로 비용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기업 대주주나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개인 용도로 쓰는 이른바 ‘무늬만 회사차’를 활용해 세금을 빼먹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세법을 고쳐 2017년부터 자동차 감가상각비 비용 한도를 연간 800만원으로 설정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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