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고래 등 터질라…"선박과 충돌 위험 4배 증가"

입력 2026-05-12 21:30   수정 2026-05-12 21:31


중동 전쟁으로 남아프리카 해역 고래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AFP통신에 따르면 남아공 프리토리아대 연구진은 최근 국제포경위원회(IWC) 회의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피한 선박들이 2023년 말 이후 남아공 남서부 해역으로 몰리면서 고래 서식지와 항로가 넓게 겹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 분쟁으로 남아프리카 해역으로 우회하는 선박이 많이 늘어나 고래와의 충돌 위험이 급격히 높아졌다는 것.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올해 3~4월 남아프리카를 둘러 항해한 상업 선박은 하루 평균 89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를 넘었다.

연구진은 "특히 고속 운항 선박이 심하게 증가해 충돌 위험이 네 배 가까이 높아졌다"면서 "고래들은 먹이 활동 등으로 분주할 때 선박 접근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더 위험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 관계자들은 "어떤 종은 선박 행동에 익숙해져 피하지만 어떤 종은 적응이 채 되지 않아 피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소음에 적응된 로스앤젤레스(LA) 앞바다의 참고래는 뱃소리가 들리면 그냥 물속으로 가라앉아 몸을 피하지만 다른 종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로 고래의 이동·먹이 활동 패턴이 변하면서 위험이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남아공 서해안에서는 2011년부터 혹등고래 대규모 무리가 계절적으로 먹이 활동을 보이고 있는데, 이 지역은 최근 선박 통행이 급증한 곳이다.

연구진은 "선박 항로를 해안에서 약간 멀리 이동시키는 등의 변화만으로도 충돌 위험을 20~50% 줄일 수 있다"면서 "선박에 인공지능(AI) 기반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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