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發 고유가 충격파 계속…美 4월 물가 3년 만에 최고

입력 2026-05-12 22:43   수정 2026-05-13 00:45

미국 소비자물가가 지난 3월에 이어 4월에도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2일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치다. 3월(0.9%)에 이어 높은 수준의 상승률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8% 올라 2023년 5월 이후 가장 높았다. 3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3.3%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4% 상승해 직전 달(0.2%)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물가 상승세는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한 영향이 컸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이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다. 4월 초 휴전으로 유가는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란 전쟁 여파로 휘발유 가격과 항공료가 상승하면서 4월 CPI와 근원 CPI가 모두 강한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에너지 가격 충격이 수개월간 다른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027년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Fed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50~3.75% 범위로 유지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 정책이 물가에 미친 영향은 대부분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2월 해당 관세를 무효화해 실효 관세율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연속된 고물가 흐름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당시 인플레이션 억제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재선에 성공했지만, 최근 미국 유권자 사이에서는 경제 운용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휘발유 가격 급등의 책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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